안정적으로 평균 스코어 90을 치는 주말골퍼 ㄱ씨는 골프클럽 구입 후 처음으로 낡은 그립을 교환하기 위해 인근 골프숍을 찾았다. 3년 전 구입한 클럽인데 같은 브랜드의 그립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아, 별생각 없이 요즘 많이 쓴다는 기존 그립과 비슷한 형태의 남성용 그립으로 교환했다. 새 그립을 잡아 보니 손에 착 달라붙는 게 느낌이 좋아서 "이번 주말 동반자들 다 죽었어!"를 외치며 예정된 라운드의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웬걸, 그 좋던 샷은 엉망이 되고 도무지 스윙의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결과는 참패!
단순히 그립만 교환했을 뿐인데 이렇게 클럽과 스윙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ㄱ씨는 그립교환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가 없었고 따라서 원인을 파악하려고 해도 막막하기 짝이 없었다.
자 그럼, ㄱ씨의 그립교환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으며 그 문제가 골퍼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보자. 우선 그동안 ㄱ씨가 사용하던 그립은 무게가 42g, 장착된 상태의 그립 굵기가 0.880인치였다. 그런데 새 그립은 무게가 50g, 장착된 그립 굵기가 0.900인치가 되는 그립이었다. 또 기존 그립은 단면이 둥근 라운드 그립이었는데, 새 그립은 그립의 등 부분이 볼록해지는 립 그립이었다. 전체적으로 클럽의 무게가 8g이 늘었고 스윙웨이트가 2포인트 하락했으며 그립이 굵어지고 백 립이 생겼는데, 결국 이런 차이 때문에 클럽이 예전 같지 않고 불편해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클럽 전체 무게의 증가는 클럽이 무겁고 따라서 스윙하기 어렵게 만들었으며, 스윙웨이트는 오히려 감소해서 스윙 중의 클럽헤드 무게감은 떨어졌다. 그래서 임팩트 때 헤드의 뚝 떨어지는 느낌으로 공을 치던 ㄱ씨는 평소의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없어서 임팩트가 불편해졌고, 평소에 없었던 탑볼까지 생긴 것이다.
게다가 ㄱ씨는 손이 작아서 평소 22호 장갑을 착용하여 기존의 그립 사이즈에 잘 적응돼 있었는데, 이제 그립이 굵어지고 게다가 립까지 있어 릴리즈가 불편해지면서 최근에는 클럽을 짧게 잡는 습관까지 생겼다. 그래서 공이 오른쪽으로 밀리고 거리까지 짧아지게 된 것이다.
골프는 90%가 멘탈이고 그중에서도 확신과 믿음이 중요한데 클럽과 스윙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ㄱ씨의 골프가 엉망이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위와 같은 조건에서 모든 골퍼가 동일한 현상을 보이지는 않으며, 위 사례는 다만 정확하지 않은 그립교환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그립의 교환만으로 이처럼 샷이 엉망이 되는가 하면 반대로 샷의 품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것도 물론이다.
이와 같이 그립교환만으로도 골프클럽과 스윙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며,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그립들이 출시되고 있다. 골퍼와 클럽에 맞는 적절한 그립을 선택하는 것도 클럽피팅의 중요한 부분이란 것, 오늘의 키 포인트(key-point)에 밑줄!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