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상훈의 피팅스쿨] "그립 하나 바꿨을 뿐인데…" 훨씬 정교해진 샷

무게·클럽 그립감 따라 필드 플레이 천차만별

다양한 그립. 검은색 일색이던 그립계에도 컬러 열풍이 불어닥쳤다. 색깔과 장단점이 다양한 그립들이 봇물을 이룬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립 교환으로 무슨 변화가 있을까 방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민감하기 그지없는 운동인 골프에서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낳는다. 주의가 요구된다. 한편 퍼터 그립은 드라이버나 아이언보다 훨씬 굵은 것들도 나왔다. 최경주 퍼터 그립은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다.
다양한 그립. 검은색 일색이던 그립계에도 컬러 열풍이 불어닥쳤다. 색깔과 장단점이 다양한 그립들이 봇물을 이룬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립 교환으로 무슨 변화가 있을까 방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민감하기 그지없는 운동인 골프에서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낳는다. 주의가 요구된다. 한편 퍼터 그립은 드라이버나 아이언보다 훨씬 굵은 것들도 나왔다. 최경주 퍼터 그립은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다.

안정적으로 평균 스코어 90을 치는 주말골퍼 ㄱ씨는 골프클럽 구입 후 처음으로 낡은 그립을 교환하기 위해 인근 골프숍을 찾았다. 3년 전 구입한 클럽인데 같은 브랜드의 그립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아, 별생각 없이 요즘 많이 쓴다는 기존 그립과 비슷한 형태의 남성용 그립으로 교환했다. 새 그립을 잡아 보니 손에 착 달라붙는 게 느낌이 좋아서 "이번 주말 동반자들 다 죽었어!"를 외치며 예정된 라운드의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웬걸, 그 좋던 샷은 엉망이 되고 도무지 스윙의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결과는 참패!

단순히 그립만 교환했을 뿐인데 이렇게 클럽과 스윙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ㄱ씨는 그립교환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가 없었고 따라서 원인을 파악하려고 해도 막막하기 짝이 없었다.

자 그럼, ㄱ씨의 그립교환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으며 그 문제가 골퍼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보자. 우선 그동안 ㄱ씨가 사용하던 그립은 무게가 42g, 장착된 상태의 그립 굵기가 0.880인치였다. 그런데 새 그립은 무게가 50g, 장착된 그립 굵기가 0.900인치가 되는 그립이었다. 또 기존 그립은 단면이 둥근 라운드 그립이었는데, 새 그립은 그립의 등 부분이 볼록해지는 립 그립이었다. 전체적으로 클럽의 무게가 8g이 늘었고 스윙웨이트가 2포인트 하락했으며 그립이 굵어지고 백 립이 생겼는데, 결국 이런 차이 때문에 클럽이 예전 같지 않고 불편해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클럽 전체 무게의 증가는 클럽이 무겁고 따라서 스윙하기 어렵게 만들었으며, 스윙웨이트는 오히려 감소해서 스윙 중의 클럽헤드 무게감은 떨어졌다. 그래서 임팩트 때 헤드의 뚝 떨어지는 느낌으로 공을 치던 ㄱ씨는 평소의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없어서 임팩트가 불편해졌고, 평소에 없었던 탑볼까지 생긴 것이다.

게다가 ㄱ씨는 손이 작아서 평소 22호 장갑을 착용하여 기존의 그립 사이즈에 잘 적응돼 있었는데, 이제 그립이 굵어지고 게다가 립까지 있어 릴리즈가 불편해지면서 최근에는 클럽을 짧게 잡는 습관까지 생겼다. 그래서 공이 오른쪽으로 밀리고 거리까지 짧아지게 된 것이다.

골프는 90%가 멘탈이고 그중에서도 확신과 믿음이 중요한데 클럽과 스윙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ㄱ씨의 골프가 엉망이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위와 같은 조건에서 모든 골퍼가 동일한 현상을 보이지는 않으며, 위 사례는 다만 정확하지 않은 그립교환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그립의 교환만으로 이처럼 샷이 엉망이 되는가 하면 반대로 샷의 품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것도 물론이다.

이와 같이 그립교환만으로도 골프클럽과 스윙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며,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그립들이 출시되고 있다. 골퍼와 클럽에 맞는 적절한 그립을 선택하는 것도 클럽피팅의 중요한 부분이란 것, 오늘의 키 포인트(key-point)에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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