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란 불엔 네거리 진입하지 마세요"

교통체증 원인 교차로 꼬리물기, 집중단속 피하려면…

교차로 교통정체의 주범인
교차로 교통정체의 주범인 '꼬리물기'에 대해 캠코더 단속 등 대구경찰청이 뿌리 뽑기에 나섰다. 14일 오후 중구 만경관 앞 교차로에서 차들이 무리하게 진입해 신호가 바뀐 뒤 다른 방향의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이달 11일 오후 7시쯤 대구 북구 칠성동 칠성시장 네거리. 상습정체구역으로 출퇴근 시간만 되면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곳이다. 퇴근할 때 이 네거리를 지나는 이우성(29'대구 동구 신암동) 씨는 네거리에 진입할 때마다 한 번에 네거리를 통과한 적이 없다. 네거리에 진입하면 아직 네거리를 빠져나가지 못한 차들이 이 씨의 앞길을 막고 있기 일쑤였다. 앞길을 가로막은 차들이 모두 빠져나가면 신호가 바뀔까 허겁지겁 네거리를 빠져나가는 게 일상이다. 이 씨는 "네거리 안에 차가 많다 싶어 신호등이 파란 불이어도 잠시 멈춰 서 차들이 빠져나가길 기다리고 있으면 뒤차들이 경적을 울린다"고 말했다.

도심 교통체증의 원인이 되고 있는 '교차로 꼬리물기'가 경찰 단속에도 숙지지 않고 있다. 교차로 꼬리물기는 운전자의 운전 습관만 바로잡아도 막을 수 있지만 여전히 대구 시내에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같은 시각 대구 중구 공평동 공평네거리도 사정은 마찬가지. 네거리에 진입한 차량이 가득 찼지만 시청 방향에서 들어오는 차들이 봉산육거리 방향으로 멈추지 않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교차로 꼬리물기가 자주 발생했다. 신인철(39'대구 달성군 가창면) 씨는 "주말에 동성로에서 중구청 방향으로 직진하려면 교차로 위에 차들이 서 있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나서 가기도 그렇고 빠지기를 기다리자니 차들이 뒤에서 빵빵거려 난감할 때가 많다"고 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교차로 꼬리물기 단속 건수는 지난해 5천664건으로 2009년 2천66건에서 비해 174% 증가했다.

경찰은 교차로 꼬리물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운전 습관으로 신호등이 노란불일 때 무리하게 네거리에 진입하는 행위와 네거리에 차량이 밀려 있어도 파란불이라는 이유로 진입하는 행위를 꼽았다. 운전자가 교통흐름을 읽지 않고 무리하게 네거리를 통과하려다 보면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후 2시 30분쯤 공평네거리에서 기자가 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찰과 함께 1시간 동안 네거리를 지나가는 차량들을 관찰해 봤더니 신호등이 노란불일 때 진입해 빨간 불로 바뀌어도 네거리에 남아있는 차량이 신호가 바뀔 때마다 3, 4대씩 발견됐다. 이날 공평네거리의 귀퉁이마다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위해 2, 3명의 경찰들이 지나가는 차량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 경찰관은 현장을 캠코더로 녹화하고 있었지만 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뀌어도 네거리로 진입했다. 경찰은 "만약 차들이 밀려 있다면 노란불일 때 진입한 차들은 결국 네거리를 통과하지 못하고 교통체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찰은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애를 먹고 있다. 신호등이 노란불일 때 진입했을 경우 차량 통행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면 이를 교차로 꼬리물기 위반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 경찰은 "만약 노란불일 때 진입했더라도 '나는 빨리 교차로를 벗어나려고 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고 노란불에 진입하면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도 있어 교차로 꼬리물기로 적발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차로 꼬리물기에 적발되면 승용차는 4만원, 승합차는 6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며 "일단 신호등에 노란불이 들어왔을 때는 교차로에 진입하지 말고 정지선에 서서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 네거리가 정체 상황일 때는 신호등이 파란 불이어도 일단 정지하고 차량이 어느 정도 빠진 뒤 진입하는 것이 교차로 꼬리물기를 예방할 수 있는 운전 습관"이라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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