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번트 실패가 화(禍)를 불렀다.
삼성 라이온즈가 18일 포항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에 1대6로 패하면서 '포항 나들이'를 1승2패로 마감했다. 삼성은 연승 잇기에 실패하며 8승5패로 공동 2위에서 5위로 주저앉았다.
삼성은 이날 SK보다 1개 더 많은 13안타를 치고도 단 1점만 뽑는 득점력 부재를 드러냈다. 운도 나빴지만 결정적인 번트실패가 경기 흐름을 통째로 SK에 넘겨준 원인이 됐다.
삼성 장원삼과 SK 윤희상의 선발대결이 팽팽하던 5회 삼성은 승리를 가져올 만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1대1에서 삼성은 선두타자 조동찬에 이어 진갑용이 안타를 터뜨리면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그런데 타석에 들어선 김상수가 갑자기 번트를 댔다. 공은 투수에게 향했고, SK는 3루 주자 조동찬을 협살로 몰아 잡았다.
득점기회를 날린 삼성은 1사 1, 2루서 배영섭이 친 공이 유격수에게 향하며 병살처리 됐다. 무사 1, 3루의 기회서 득점에 실패한 삼성의 불운은 SK에겐 행운이 됐다.
삼성은 7회 SK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결승점을 헌납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장원삼이 안치용과 조인성에게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연속 안타를 맞았고 이어 임훈에게도 똑같은 코스에 안타를 허용, 점수를 내줬다. 정근우에게 또다시 좌전안타를 맞아 1사 만루가 된 상황서 이명기를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신명철이 홈 승부를 하려다 공을 놓치는 바람에 또 한 점을 내줬다.
8회 조성우에게 솔로 홈런, 9회 한동민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2점을 더 내준 삼성은 달아나는 SK를 결국 따라잡지 못했다.
이날 두 팀이 보여준 집중력은 상반됐다.
삼성은 비록 선발 장원삼이 1회 최정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6회까지 안타 3개, 볼넷 2개만 내주며 별다른 위기 없이 이닝을 끌고 왔다. 그러나 잘 던지던 장원삼이 7회 연속 4안타를 맞으며 2실점 한 뒤 삼성은 와르르 무너졌다. SK입장에선 삼성이 틈을 보인 7회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승리를 낚은 것.
그러나 삼성을 달랐다. 삼성은 여러 차례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0대1로 끌려가던 2회 선두타자 최형우가 안타로 출루했으나 채태인이 병살타를 쳐 공격 흐름을 끊었다. 4회에는 최형우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쳐 1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동점을 만들었으나 무리하게 3루로 향하다 아웃돼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이어 나온 채태인이 안타를 쳐 최형우의 횡사는 아쉽기만 했다. 5회에는 번트 실패로 무사 1, 3루의 기회를 날렸고, 6회에도 2안타를 쳤으나 득점과 연결하지 못했다. 8회와 9회에도 병살로 추격의 기회를 날렸다.
삼성은 13안타를 쳤으나 병살타 4개에 잔루를 8개 남겼다.
최형우는 4타수 4안타 1타점, 채태인은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으나 팀의 패배로 빛을 잃었다.
한편 대전에서는 한화가 NC를 8대5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고, 사직에서는 롯데가 넥센에 4대14로 지면서 7연패 수렁에 빠졌다. LG는 광주에서 KIA를 13대12로 꺾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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