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월, 3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가수 김광석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반짝인다. 생전에도 인기가 높았지만, 그를 그리는 팬은 사후(死後)에 더욱 많아진 듯하다. 요즘 서울 대학로에서는 김광석을 주제로 두 편의 뮤지컬이 공연 중이다. 연말쯤 다른 뮤지컬도 무대에 오를 것이라 한다.
공연 중인 두 편 가운데 하나는 잘나가는 뮤지컬 가수와 탤런트가 많이 출연한다. 전체 줄거리는 김광석과 무관하지만 그의 노래가 많이 나온다. 다른 한 편은 대구에서는 꽤 알려졌지만, 서울에서는 무명이다시피 한 언더 가수가 주연이다. 김광석의 노래는 물론, 이야기도 노랫말과 얼추 맞춘, 뮤지컬이라기보다는 노래극이다.
지역의 관심은 후자다. 지난달 15일부터 오는 19일까지 대학로 아트센터 K의 네모극장에서 공연 중인 이 작품의 제목은 '어쿠스틱 뮤지컬-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지만, 원 제목은 '김광석-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었다.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대구 방천시장 안 김광석 거리 끝자락에 있는 떼아뜨르 분도에서 지역의 제작진이 만들어 공연했던 바로 그 작품이다.
'김광석'이라는 상품으로 3천 명을 동원하는 화제에 힘입어 대학로에 진출했다. 기획자 권미강 씨는 지금까지 6천 명에 이르는 관객몰이로, 대학로 다른 극장에서의 앙코르 공연과 전국 순회공연, 그리고 대구 재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했다.
몰랐거나, 또는 알았더라도 활용하지 못했던 김광석은 중구 삼덕동이 고향으로 대구가 충분히 주목할 만한 문화 아이콘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적인 붐에 힘입어 그가 살았던 방천시장 안에 김광석 거리를 만들고, 벽화로 단장했지만, 그것뿐이다. 전통시장과 문화를 접목한 방천시장 프로젝트도 있었지만, 지지부진하다. 외부 방문객에게 보여줄 콘텐츠가 없다.
없는 것도 억지로 갖다 붙여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세상이다.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아서다. 키울 만한 아이템이 있고, 미흡하지만 약간의 바탕도 깔려 있는데 채울 콘텐츠가 없어 버려둔 것이 현재 대구의 김광석이다. 김광석처럼 충분히 승산 있는 자원을 살리지 못하는 것은 아깝다. 이 부분은 지자체가 먼저 발벗고 나서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대구 방천시장에서 '김광석 문화 만들기'를 주제로 한 콘텐츠 만들기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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