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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분진 때문에 못살겠다" 주민들 공사장서 피켓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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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3동 아파트 공사현장 새벽부터 소음·진동 고통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3동 신축아파트 공사장 인근 주민들이 굴착기 소음과 희뿌연 모래 먼지 등이 날리는 공사현장을 힘든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3동 신축아파트 공사장 인근 주민들이 굴착기 소음과 희뿌연 모래 먼지 등이 날리는 공사현장을 힘든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0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3동 A아파트 공사현장으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 도로바닥에 붉은 글씨로 "50년 다니던 길 주민 몰래 왜 팔았나"라고 쓰여 있었다. 시멘트도로 바닥은 군데군데 내려앉았고 금이 가 있었다. 공사장 주위에 6m 펜스가 쳐져 있었지만 진입도로 근처 150여가량은 3m 펜스였고 아랫부분도 5~10㎝ 떠 있어서 공사장 흙이 노출돼 있었다. 공사장 펜스 인근에 천막이 있었고 주민 6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신축아파트 공사로 인해 인근 50여 가구 주민들이 소음과 먼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달 말부터 공사장 옆에 천막을 친 뒤 매일 아침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공사과정 피해뿐만 아니라 완공 뒤 도로 개편으로 인한 불편과 일조권 침해 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곳 주민들은 공사장을 드나드는 대형화물차량과 기반 다지기, 흙 파내기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등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노현(60) 씨는 "사업자는 공사 전에 작업 시작 시간을 오전 8시로 약속했지만 오전 5시 30분만 되면 화물차량이 다니면서 큰 소음을 내고 있다"며 "공사초기에는 빔을 땅에 박는다고 시끄러웠고 요즘은 땅 파기를 한다고 큰 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순(78'여) 씨는 "소음과 진동으로 건물 벽이 1~3㎝가량 갈라지고 안방에 있는 TV가 소리를 내며 떨릴 정도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더워도 문을 열어놓기 겁날 지경"이라고 했다.

대구 수성구청은 30일 오전 10시 30분쯤 이곳 공사장 인근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기준인 65㏈(A)을 넘어선 66㏈(A)이 나와 방음과 방진 시설에 대해 개선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주민들은 또 공사 중 통행불편은 물론 기존 도로(50여m)가 없어지고 새로이 생기는 도로(30여m)의 경사도가 9.5%여서 빙판길 등 겨울철 관리의 어려움과 보행의 불편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열(79'여) 씨는 "공사로 펜스가 쳐진 뒤 신천시장으로 가는 기존의 샛길이 없어져 아픈 다리를 끌고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며 "돌아서 가는 길가에는 건설장비 차량과 인부들의 차량 등이 늘어서 있어서 지나다니기가 불편하다"고 했다.

김명희 범어3동 9통 주민대표는 "7년 전 사업계획 때의 교통영향평가 과정에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공청회 한 번 없었다"며 "최고 29층의 아파트가 올라가면 햇빛 하나 들지 않는다는 주민들의 우려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구시 건축주택과 관계자는 "현재 계획된 경사도 9.5%는 법이 정한 12~13%를 준수하고 있다"며 "공청회의 경우 관련 법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애초에 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열리지 않았고 전문가가 참여한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정식으로 승인된 사업"이라고 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주민과 약속한 오전 8시에 공사를 시작하려면 그전에 공사차량이 현장에 도착해야 하는데 이를 주민들이 공사 시작 시간으로 오해한 것 같다"며 "개선명령을 받은 뒤 방음벽을 설치했고 앞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레미콘 차량 등 추가 소음과 분진 피해를 막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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