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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정부 지원금까지 노리는 사기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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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출신 브로커 동원, 직업훈련 미끼 돈 가로채

7년 전 탈북한 새터민(북한이탈주민) 박정숙(가명'41'여) 씨는 중국을 떠돌며 숨어 살다 3년 전 부푼 꿈을 안고 한국으로 왔다. 하지만 북한이탈주민지원사무소에서 사회 적응 교육을 받고 박 씨가 맞닥뜨린 한국 사회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힌 듯 막막했다. 대학교 졸업장이나 자격증 없이는 제대로 된 일을 얻을 수 없었고, 북한에서 데려온 두 아이는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했다. 고민하던 박 씨에게 모임에서 만난 또 다른 새터민은 솔깃한 제안을 했다. 50만 원만 직업훈련원 원장에게 주면 자격증과 정부 장려금 수백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박 씨는 어렵게 마련한 돈을 건넸지만 모두 사기였고 경찰 수사까지 받아야 했다.

새터민에게 지급되는 각종 정부지원금을 노리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새터민의 정착을 돕는 정부지원금 운영이 허술한 점을 노려 허위로 직업훈련과정 수료증을 발급해 정부지원금을 받아 내거나 새터민의 고용지원금을 가로채는 수법이 판을 치고 있는 것.

영천경찰서는 30일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새터민들을 고용한 것처럼 꾸며 고용지원금 4천1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새터민 A(43'여) 씨를 구속했다. 또 A씨와 짜고 취업을 하지 않고도 취업장려금을 받아낸 B(26'여) 씨 등 7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2011년 10월부터 1년간 새터민의 급여 보조 명목으로 고용지원금을 받아냈다. 특히 새터민들을 실제로 4대보험에 가입시키는 등 지원금 신청 관련 서류를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감독기관에서 서류만 보고 현장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1년여 동안 각종 지원금의 부정 수급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24일에는 새터민에게 돈을 받고 직업훈련과정 수료증을 발급해 2억1천20만원을 챙긴 혐의로 경북지역의 한 직업훈련원 원장 C(44'여) 씨가 구속되기도 했다. C씨는 새터민이 거주지 보호기간 중에 1년간 직업훈련과정을 수료할 경우 240만원, 1년 이상 추가로 수료할 경우 200만 원 등 최대 440만원의 직업훈련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새터민들을 브로커로 고용해 다른 새터민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새터민들이 취업 관련 범죄에 연루되는 이유는 상당수 새터민들이 빈곤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북한인권정보센터의 '2012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새터민의 48%가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생계비를 지원받았다. 지난해 새터민 실업률은 19.9%로 일반 국민 실업률 2.9%의 7배에 이른다. 허영철 북한이주민지원센터 소장은 "생활고와 함께 '뒷돈'이 일상인 북한 사회에서 살다 남한으로 오면 범죄 유혹에 취약해지게 된다"며 "새터민들에게 범죄 예방 관련 법률 교육은 물론 취업 관련 상담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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