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는 1564년 중부 잉글랜드에 있는 소읍 스트라트포드-어폰-에이븐에서 태어났다. 오늘날 소도시가 된 그의 고향은 세계적인 문학 순례지로 각광받고 있다. 온 도시가 셰익스피어 때문에 살아갈 정도이다.
셰익스피어는 대학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스트라트포드 문법학교가 제공하는 훌륭한 교양교육을 받았다. 이 학교 교사는 전원 옥스퍼드 대학 출신이었다. 그는 좋은 교육 덕분으로 후에 좋은 글을 쓰는 데 부족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는 4대 비극 '햄릿'리어왕'맥베스'오셀로'를 비롯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다. '햄릿'은 일찍부터 많은 역자들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독자들은 아름답고 교훈적인 글들을 만날 때마다, 원문을 보고 싶은 충동을 경험하게 된다. 이 경우 영한 대역본을 읽는 것이 좋다. 대역본으로는 이덕수 교수가 낸 '햄리트'(형설출판사 간)가 있다. 이 책에는 영어로 된 풍부한 각주가 있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햄릿'의 내용은 작가가 독창적으로 지어낸 것이 아닌, 이미 있는 전설과 민담을 재구성한 것이다. 주인공 햄릿은 아버지의 유령을 통해 숙부가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를 빼앗은 것을 알게 된다. 남편을 잃은 어머니는 이내 숙부와 결혼하여 왕비로 남는다. 장성한 청년 햄릿에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유령의 요청에 따라 햄릿은 복수를 꿈꾸지만 감히 실행하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5막에 가서야 비로소 복수가 실현된다. 그것도 의도적인 복수라기보다는 복잡한 상황에 얽혀 복수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전개로 인해 본의 아니게 왕비도, 햄릿도 죽는다.
이 작품은 4대 비극 중 가장 슬픈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햄릿'에 나타난 시적 상상력, 인간성에 대한 심오한 통찰, 풍부한 언어구사력 등에 힘입어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복수극이지만 작품 전체가 정서적 긴장감을 주기 때문에 독자들은 잠시도 책을 놓을 수가 없다.
주인공 햄릿은 사색과 행동 사이에서 고뇌하고 갈등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태도로 인해 흔히 우유부단한 사람들을 향하여 '햄릿형 인간'이라는 칭호를 붙여준다. 이것은 사색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들에게 붙여주는 '돈키호테형 인간'과 대조를 이룬다. 햄릿은 단순히 우유부단한 인간이라기보다는 부조리한 공동체에서 실존적인 삶을 살았던 인간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신득렬 전 계명대 교수 paideia21@naver.com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