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페라재단 대표 선임 정부 권고 무시

공모 원칙 따르지 않고 대구시 추천 임명 고집

(재)대구오페라하우스가 초대대표 선임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재)대구오페라하우스가 초대대표 선임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비전문가를 이사회에서 추천함에 따라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 (재)대구오페라하우스(이하 오페라재단) 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 대구시가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운영 등에 관한 지침'을 통해 임원 채용은 공모를 원칙으로 한 안전행정부의 권고 사항을 지키지 않고 이사회 추천 방식을 선택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해당 지침 9조 임원의 인사 조항에서는 "임원은 공개모집을 통한 경쟁 채용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경기'성남'부산문화재단 등 전국의 대다수 문화계 재단들은 대표를 '공모' 형식으로 선임하고 있으며, 대전문화재단과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의 경우에는 지난해 특혜 인사, 부실 인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모를 하도록 정관을 개정한 바 있다.

하지만 대구시는 별다른 검증 절차조차 없는 이사회 추천 방식을 통한 대표 선임을 고집하면서 여러 가지 잡음을 낳고 있는 것. 정부의 지침보다는 재단의 정관이 우선되며, 정관상 '이사회 복수 추천'을 명시해 놓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페라재단과 대구문화재단 대표 모두 추천 방식으로 선임됐다.

그나마 대구문화재단의 경우 이사들이 각자 대표 적임자를 종이에 적어내는 비밀 투표 방식을 통해 최소한의 공정성이라도 확보했다. 문화재단의 한 이사는 "이사회 결과 전임자의 잔여임기를 수행할 대표를 뽑는데 공모를 실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추천을 하되, 비밀 투표 방식을 통해 의사를 편하게 밝힐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페라재단은 이사회에서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추천한 뒤 돌아가면서 '동의'나 '반대' 의사를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한 이사는 "앞서 발언한 분들이 '워낙 좋은 분'이라며 추대를 하시니 누군지 잘 모르는 인물이지만 반대 의사를 밝히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한 문화계 인사는 "워낙 말 많고 탈 많은 문화기관장 인사에 있어 최소한 절차상의 공정성이라도 갖춰야 하지만 대구시는 그럴 의지조차 없다 보니 더욱 무성한 잡음만 조장하고 있다"며 "사람부터 정해놓고 선임 과정에 '문제없다'는 답만 되풀이하는 대구시의 의도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시는 28일 오페라재단 설립 등기를 마쳤으며,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서 추천된 안재수 전 아카데미 시네마 대표를 오페라재단의 초대 대표로 임명할 계획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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