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지역 아동센터 난방비 지원 절반 '뚝'

올해 겨울은 춥겠네

대구시가 지역아동센터에 지급하는 겨울철 난방비를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하면서 지역아동센터들의 겨울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시는 올해 지역아동센터 난방비 명목의 추가운영비 지원을 한 곳당 지난해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줄였다. 대구시가 올해 지원할 예정인 난방비는 전체 지역아동센터 183곳 중 인가를 받은 160곳의 7천900만원이다. 이는 한 곳당 약 50만원으로 지난해 140곳, 1억3천650만원(한 곳당 100만원 정도)보다 크게 줄어든 액수다. 난방비 지원을 처음 시작한 2011년 역시 109곳, 1억900만원으로 100만원 정도가 지역아동센터에 돌아갔다.

이 때문에 지역아동센터마다 올해 겨울나기가 걱정이다. 북대구지역아동센터의 경우 100만원을 지원받았던 지난해에도 난방을 제대로 못 해 추위에 떨었었다. 센터 1층은 전기패널을 바닥에 깔아 난방하고, 2층 도서관은 기름보일러를 가동하는데, 난방비 지원이 50만원에 그칠 경우 올해 2층 난방은 포기해야 할 형편이다. 전열기를 사용하려고 해도 화재 위험 때문에 엄두를 못 낸다.

이곳 관계자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려면 기름 값을 빼더라도 한 달에 전기사용료만 40만원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난방비가 150만원은 돼야 하는데 50만원으로는 턱도 없다. 올해는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시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미인가 시설의 경우 줄어든 난방비 지원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대구시의 난방비 지원을 받은 140곳 외 미인가 시설 36곳이 DGB사회공헌재단의 기부금 3천600만원으로 인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미인가 시설 23곳에 대한 난방비 지원은 아직도 확정되지 않았다.

DGB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지난해는 시와 보조를 맞춰 한 곳당 100만원의 난방비를 기부했지만 올해는 난방비 기부를 어떻게 할지 협의가 되지 않은 상태"라며 "기부를 하더라도 지난해 수준으로 하면 50만원을 받을 인가 시설과 형평성이 어긋나고, 시와 같이 50만원 수준으로 맞추자니 지원금이 갑자기 줄어들게 돼 고심이 된다"고 했다.

대구시의 지역아동센터 난방비 지원 방식이나 비용이 매년 바뀌고 있어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대구의 지역아동센터에 겨울철 난방비를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첫해는 대구시의 지원금에 DGB사회공헌재단의 기부금(6천300만원)을 더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지난해는 인가시설과 미인가 시설로 나눠 인가시설은 대구시, 미인가 시설은 DGB사회공헌재단이 맡았다. 올해는 인가시설에만 50만원 지원이 확정된 상태다.

정경택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 대구지부장은 "난방비가 줄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아동센터마다 난방비를 마련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며 "지역아동센터는 소규모 복지시설이어서 후원금 모집이 원활하지 못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저출산고령사회과 관계자는 "난방비는 전체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지원액 중 사용하고 남은 부분을 배정하기 때문에 매년 달라질 수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인건비 지출이 늘고, 프로그램비 비중도 전체 운영비의 20% 정도로 높아지는 등 다른 운영비 부담이 상승해 난방비가 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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