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준별 수능 혼란 클 듯…전문가도 "예측 불가능"

쉬운 A형 vs 어려운 B형 유불리 계산하기 쉽잖아

8일 오전 대구 혜화여고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매일신문사에서 제작, 배포한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보며 가채점을 하고 있다. 수능 성적은 27일 수험생에게 개별 통지된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8일 오전 대구 혜화여고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매일신문사에서 제작, 배포한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보며 가채점을 하고 있다. 수능 성적은 27일 수험생에게 개별 통지된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수험생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했다는 수준별 수능이 입시 전략을 세울 때 혼란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어, 수학, 영어 모두 기존 수능보다 쉬운 A형과 그보다 어려운 B형으로 나눠 치러지면서 응시자들의 성적 수준과 분포를 짐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입시 전문가들조차 입시 결과를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수학 경우 기존에도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이 따로 쳐와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국어, 영어는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국어 경우 쉬운 A형은 자연계열, 그보다 어려운 B형은 인문계열 수험생이 다수 응시할 것이라는 것이 당초 예상이었으나 실제 응시 집단이 계열별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탓에 등급 커트라인 등을 짐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수능 등급 컷은 각 입시 업체의 표본, 예측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 이번 입시는 어느 때보다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계열보다 주로 학력 수준에 따라 A, B형 선택 여부가 갈리는 영어는 더욱 문제다. 응시자들이 평소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 알기 어려울 뿐 아니라 쉬운 A형 대신 어려운 B형을 선택한 경우 주어질 가산점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가산점 비율이 A, B형 선택자 중 어느 쪽에 유리할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상위권은 영어 B형 빈칸 완성 문제에서 만점이나 1, 2등급 달성 여부가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는 정도 외에는 예상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진학진로지원단 박재완 단장(혜화여고 교사)은 수험생들이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엉터리 정보가 양산돼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체 학생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수준별 수능 도입으로 지난해와 모집단도 다르니 비교할 대상을 찾기 힘들다"며 "특히 영어는 A형을 선택한 집단과 가산점을 받는 B형 선택 집단 간 점수 차까지 고려해 수험생의 위치를 파악해야 하니 더욱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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