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텍에 폭발물" 허위신고에 군부대까지 출동

연구원 등 200여명 대피 소동, 해병대·경찰 150명 헛걸음

8일 포스텍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와 경찰과 소방관, 해병대 폭발물처리반 등이 수색작업을 펼쳤다. 다행히 단순 허위전화로 밝혀졌지만 이로 인해 학생과 연구원 등 2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포항
8일 포스텍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와 경찰과 소방관, 해병대 폭발물처리반 등이 수색작업을 펼쳤다. 다행히 단순 허위전화로 밝혀졌지만 이로 인해 학생과 연구원 등 2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포항'신동우기자

8일 포스텍(옛 포항공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전화가 들어와 학생 등 수백 명이 대피하고 인근 군부대까지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특히 이 허위 신고를 한 번호의 휴대전화 주인이 포항해경 소속 경찰관으로 밝혀져 한때 물의를 빚었으나, 추적이 힘들도록 컴퓨터로 전화번호를 조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포스텍 LG연구동의 한 연구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 한번 찾아봐라"는 내용의 협박전화가 걸려왔다. 포스텍 연구원은 해당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당시 연구동에 있던 연구원과 학생 등 2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후 경찰 100여 명과 소방대원 50여 명, 해병대 상륙지원단 폭발물처리반 등 모두 150여 명이 출동해 2시간여 동안 연구동 및 주변 일대를 뒤졌지만, 결국 폭발물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이날 오후 1시쯤 수색을 종결했다.

경찰은 발신자 추적을 통해 해당 전화를 걸어왔던 휴대폰 번호를 확인한 결과 휴대폰의 소유자가 포항해양경찰서 직원임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 해경 직원은 전화가 걸려왔던 당시 해상 임무를 수행 중이었으며 목소리 역시 허위 전화의 음성과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허위 전화를 건 사람이 발신번호를 조작해주는 특수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현재 발신지 위치추적 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사건 정황상 포스텍 내부자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발신번호 조작 프로그램은 일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범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 장난전화의 범위를 넘어선 지능적이고 악의적인 범행으로 보인다"면서 "허위 전화의 목소리는 30, 40대의 남성으로 추정되며 연구실 내부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포스텍과 관련된 인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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