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가치는 연간 109조70억원
UN은 숲의 중요성을 절감해 2002년을 '세계 산의 해'로 정했다, 우리나라도 이후 매년 10월 18일을 '산의 날'로 정해 숲 가꾸기와 산림 사랑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산의 존재와 기능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조림사업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수립되던 1962년부터 본격화됐다. 62년부터 72년까지 31만9천㏊에 9억5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후 치산녹화계획이 수립되면서 나무심기는 체계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1차 치산녹화계획(1973~1978년) 때 15만8천㏊, 3억9천만 그루가 조림됐다. 2차 계획(1979~1987년) 때는 1억7천500만 그루를 새로 심었다.
이후 정부는 산지자원화 계획기간(1988~1997년)과 산림경영기반구축 계획기간(1998~2007년)을 설정해 보다 과학적이고 실행력 있는 산림 기반 구축에 들어갔다.
2008년부터는 2017년까지 10년간을 '녹색복지국가 실현 계획기간'으로 설정하고 산림을 통해 획기적인 이산화탄소 감축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경북도 역시 산지자원화 계획기간부터 지난해까지 7만3천360㏊에 1억6천963만 그루를 심었으며 총 사업비만 1천867억4천만원에 이른다.
이처럼 우리가 숲 조성에 몰두하는 것은 숲의 가치 때문.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이 숲과 나무인 까닭에 고마움을 잘 모르지만 우리는 숲으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받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우리 국민 한 사람이 숲으로부터 받는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때 연간 109조70억원이라는 계산을 내놨다. 이는 국내 총생산의 9%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민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216만원에 이른다.
가장 큰 기능은 이산화탄소 흡수'산소 생산 등 대기 정화(20.2%). 다음은 수원 함양(18.5%). 산림경관(13.9%), 산림휴양(13.4%), 토사 유출 방지(13.2%) 순이다.
◆산양삼을 주목하자
숲은 이처럼 우리에게 상상할 수도 없는 혜택을 준다. 그러나 보통 때는 이것을 체감하기 어렵다.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게 숲이기 때문. 그러면 우리가 숲에 대해 깊은 고마움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바로 임업자원을 활용할 때이다. 그중에서도 산에서 나는 약초와 산나물은 우리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보물들이다. 이 중에서도 산양삼을 주목해보자.
요즘 산삼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산삼을 수경재배 방식으로 키우는 상황에까지 이르다 보니 인삼보다 가격이 떨어지는 산삼도 많다. 영주시 부석면 소천리 '안대영 산삼'의 안대영 대표는 "정부의 무관심과 일부 언론의 산삼에 대한 신비주의식 보도가 산삼을 망쳐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몇십 년 혹은 몇백 년 묵은 산삼이라는 식의 '묻지마식 보도'로 인해 산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효능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가짜들이 판을 치고 있는데도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산삼 감별에 수십 년을 보냈지만 실제 몇십 년짜리 산삼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산삼의 약효가 뛰어나다지만 일반인들이 속기 십상이라면 믿을 수 있는 삼을 제공하는 것이 정부와 삼 재배자들이 할 일. 그래서 그가 제안하는 것이 산양삼(山養蔘). 통상 인삼은 산에 옮겨 심으면 자생하기가 쉽지 않아 대부분 죽는다. 하지만 이것들이 활착해서 살아남으면 효능은 인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이를 산양삼이라 부른다.
그는 검증이 불가능한 산삼보다는 인삼을 옮겨 심어 약효 좋은 삼으로 키워보자는 운동을 전개 중이다. 뿌리 식물은 옮겨 심으면 잘 썩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그는 "물론 상당수가 죽지만 야생 적응을 하는 삼은 이듬해부터 놀라울 정도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어느 정도 활착이 이뤄지면 그다음부터는 굳이 따로 옮겨심기를 하지 않아도 바람과 동물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자연삼밭으로 변한다"고 했다.
인삼은 6년근을 최고로 친다. 6년근을 생산하려면 통산 8년이 소요된다. 그만큼 6년근을 생산하는 것이 어렵다. 이 6년근도 수삼 형태의 수출 길은 사실상 막혀 있다. 각국의 통상 조건이 까다로운데다 잔류 농약 등의 이유로 검역절차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홍삼이나 홍삼제품으로 만들어 수출을 하고 있지만 이것도 시장 개척이 쉽지 않은 실정. 하지만 산에서 수년 이상을 자연 상태로 견뎌내면 잔류 농약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를 정부가 검증만 하면 수출 길은 쉽게 열릴 수 있다. 우리나라 인삼 효능은 전 세계가 알아주는데 외국인들이 먹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정부가 도외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 대표는 "산은 존재만으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이대로 두기에는 너무 아깝다. 훼손하지 않으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산양삼 재배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건 크게 비용이 들지도 않는다. 정부가 의지만 가지면 국유림 등을 얼마든지 활용해서 질 좋은 산양삼을 국민들에게 보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사진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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