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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의 피팅스쿨] 퍼터 이야기 (3)박인비 퍼터

박인비, LPGA 우승 최상 퍼트 수 1.22개 '놀라운 기록'

지금 세계 여자 골프의 핫 아이템은 박인비 선수다. 한 해에 메이저 대회를 3개 연속 우승했으며 결국 2013년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상금왕도 차지했다. 박인비 선수의 많은 장점 중에서 동료 투어 프로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퍼팅이다.

201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평균 퍼팅 수 1위(라운드당 28.1개), 그린적중률 대비 퍼팅 수(1.72개) 1위이다. 2012년 '제5의 메이저' 에비앙마스터스 우승 때는 라운드 평균 퍼팅 수 24.5개를 기록했으며, 마지막 라운드에는 22개의 퍼트로 마무리를 하는 놀라운 경기를 펼쳤다. 홀당 1.22개다.

박인비는 2010년부터 캘러웨이사의 오디세이 화이트아이스 세이버투스 퍼터를 사용했다. 헤드 후방의 양쪽이 송곳니처럼 튀어나와 있는 독특한 모양의 퍼터인데 출시 당시에는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고 단종되었던 모델이다. 박인비 선수가 이 퍼터로 여러 번 우승하고 신기의 퍼팅을 선보이자 '박인비 퍼터'로 알려지고 제조사에서 한정판으로 3천 개를 다시 출시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퍼터에 문제가 생겼다. 퍼터 페이스의 홈이 생겨 수리했지만 예전과는 느낌이 달라진 것이다. 그래서 퍼터 교체를 작정하고 여러 퍼터를 테스트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캘러웨이사의 오디세이 버사 #7퍼터를 고려하고 있다. 두 모델 다 변형된 말레형(mallet type) 퍼터이며 헤드의 힐과 토 부분의 뒤쪽으로 길게 무게기둥을 배치한 형태로 관성모멘트를 높여 안정된 스트로크를 구사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또한 퍼터 페이스에 '화이트 핫 인서트'가 부착되어 스테인리스 소재보다 부드러운 터치감을 준다. 스피드와 느낌을 중요시하는 박인비의 퍼팅 스타일에는 딱 맞는 퍼터인 것이다.

말레형 퍼터 중에서도 이렇게 헤드의 토와 힐의 후방에 길게 무게를 배치한 퍼터는 일자형보다 무게가 무거우며, 헤드의 중심에서 조금 벗어난 지점에 공이 맞아도 헤드가 흔들리는 현상이 적어서 안정된 퍼팅을 구사할 수 있다. 방향성 위주의 퍼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거리감이 좋은 상급자에는 더 정교한 퍼팅을 할 기회를 줄 수 있고, 스트로크가 불안정한 초급자에게는 안정성 때문에 권할 만하다.

말레형 퍼터의 무게와 과장된 모양, 대형 헤드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프로선수들도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의 30% 정도가 말레형 퍼터를 사용하고 있다니, 이제 말레형 퍼터가 여성이나 아마추어용 퍼터라는 인식도 옛날 이야기다.

한상훈 티타임골프 대표 huni7777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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