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 절반 '나는 하층민', 희망은 어디에

통계청이 전국 1만 7천664가구를 대상으로 한 '2013년 사회 조사' 결과 약 절반의 국민(46.7%)이 '나는 하층민'이라고 답했다. 소득,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중간층이라고 답하는 비율은 51.4%로 지난해보다 1.4%p 줄었다.

하층민이라는 응답은 근년 들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1.4%p 늘어 절반 턱밑까지 갔다. 이 조사를 처음 실시한 1988년에는 하층민 비율이 약 37%였는데, 불과 25년 만에 약 10%p가 늘었다. 더 심각한 것은 조사대상의 60%는 미래를 희망보다 절망 내지 불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해도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과 평생 노력해도 사회'경제적 지위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이 터져 나온 배경을 파악하고 그 해결책을 찾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나와 우리 이웃이 희망보다 절망을, 자부심보다 좌절을 품고 산다면 그건 '위험한 사회'이다.

6'25의 잿더미에서 세계 7번째로 20-50클럽(소득 2만 달러, 인구 수 5천만 명)에 가입할 수 있었던 대한민국의 저력은 누구나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살림, 지위, 행복, 명예,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인식과 경험에서 나왔다. 통계청의 사회 조사 결과는 이런 기류가 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적신호이다.

중산층 70%, 국민 행복시대를 표방한 박근혜정부가 이를 방치할 경우, 중산층(51.4%)보다 하층민(46.7%)이 많아지는 것은 순간이다. 국민 2명 중 1명이 하층민이라고 스스로 응답하는 현상이 국민 인식의 변화 때문인지, 상대적인 박탈감 때문인지, 사회구조가 희망의 사다리를 걷어차기 때문인지, 부패와 비리의 사회구조를 방치했기 때문인지 그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책을 찾는 것은 위정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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