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겨울 별미 여행] 대게

몸통까지 속살 차올라 바닷속 담백한 맛 제대로

포항 과메기로 겨울 바다의 '기름진 맛'을 느꼈다면 이번엔 영덕 대게의 '담백함'을 맛보자. 동해를 오른편에 두고 영덕 강구항으로 향한다. 해돋이로 유명한 강구항은 우리나라 최대 대게 유통 산지로 꼽힌다. 영덕 대게는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가 제철이지만 1월이 되어야 몸통까지 속살이 차기 시작한다.

동해안에서 잡히는 게는 대략 대게, 청게, 홍게, 물게 등이 있다. 대게라고 다 같은 대게가 아니다. 대게 중에서도 속이 꽉 찬 놈을 '박달대게'라고 한다.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고 해서 박달대게 또는 참대게라고도 부른다. 반대로 속이 물렁하고 텅 빈 놈은 수(水)게 혹은 물게라고 부른다. 대게와 비슷한 것으로 홍게가 있다. 생김새는 비슷하나 빛깔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옅은 주황빛을 띠는 것이 대게, 전체적으로 붉은빛이 강한 것이 홍게다. 특히 대게는 배와 다리 안쪽이 흰 빛을 띠지만, 홍게는 몸 전체가 짙은 주홍색이다.

대게와 홍게 사이에 청게라고 부르는 게가 있다. 크기도, 생김새도 대게와 비슷해 쉽게 구별이 가지 않는다. 굳이 차이점을 찾는다면 대게의 등은 갈색 빛이 도는데 비해 청게는 불그스름하다. 가격은 대게보다 싸고 맛도 괜찮은 편이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청게를 '너도대게'라고 부른다. 셋 중에서 대게가 맛과 향에서 앞선다. 홍게는 대체로 짠맛이 강하고 맛도 떨어진다. 너도대게는 대게에 비해 싱거운 맛이지만, 홍게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다.

대게는 들었을 때 묵직하고 힘차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놈이다. 배를 눌렀을 때 단단하게 느껴지는 것이 속이 꽉 찬 대게다.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다리 안에 물이 보이는 것은 속이 덜 찬 '물게'다. 일단 경매를 거친 것은 물게일 가능성이 적다. 선원들이 미리 물게나 다리가 떨어져 나간 것들은 골라내 따로 팔기 때문이다. 어판장 주변에서 이들을 모아 파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값은 싸지만, 몸집만 크고 속은 부실한 물게일 경우가 많다. 강구항 주변에는 200여 곳의 대게요리 식당이 들어서 있다.

31년째 산호대게(054-733-4023)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손경화(68) 씨는 "청게는 맛이 대게와 별 차이가 없어 많이 찾는다. 3㎏(15만~18만원) 정도면 네 가족이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일출은 풍력단지·강구항·삼사공원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와 강구항, 삼사해상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바람의 언덕'인 창포리 풍력발전단지는 이색적이고도 역동적인 해맞이를 볼 수 있다. 풍력발전기의 힘찬 날갯짓 사이로 떠오르는 아침 해에서 삶의 에너지는 물론 밝은 희망까지 느낄 수 있다. 풍력단지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미리 포인트를 잡아 두는 수고가 필요하다. 또 산 능선을 옮겨 가며 넓은 풍력단지를 속속들이 둘러보자면 4륜구동 차량이 필수다.

강구항도 괜찮다. 이른 아침 강구항을 찾으면 해가 솟아오르기 전부터 만선의 기쁨을 안고 귀환하는 고깃배를 만날 수 있다. 싱싱한 대게를 어판장에 부리고 곧장 경매에 나서는 모습은 포구 기행의 진수를 맛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31일과 내년 1월 1일 양일간 영덕 삼사해상공원에서 해맞이축제가 열린다. 31일 오후 2시 30분 새해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영해별신굿을 시작으로 지역예술단체의 음악공연과 풍물패의 길놀이, 인기가수들의 노래가 이어진다.

1일 오전 6시 40분부터 대북공연과 여성합창단 공연 등 본격적인 해맞이 행사가 벌어진다. 이날 떡국 등 세시음식나누기, 영덕 특산음식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장터도 준비돼 있으며 새해 운세를 점쳐볼 수 있는 소원성취 타로점과 포토큐 부스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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