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겨울 별미 여행] 과메기

청어, 30년 만에 재등장…'원조' 그 맛은 과연?

겨울 맛기행의 1번지는 역시 동해안이다. 포항에서 영덕을 거쳐 울진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겨울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해안선을 거슬러 올라 가다 보면 꼬들꼬들한 과메기, 살이 꽉 찬 박달대게, 물곰 등 이름만 떠올려도 군침을 돌게 하는 별미들이 즐비하다. 먼저 포항을 찾으면 겨울 햇살에 꾸덕꾸덕 말라가는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과메기가 기다리고 있다. 또 7번 국도를 따라 영덕, 울진으로 북상하다 보면 대게 찌는 냄새가 진동하고 시원한 물곰탕이 겨울 미각을 부추긴다. 일출은 덤이다.

 

◆와인색처럼 붉은 빛 돌아야 상품

겨울철 포항의 별미로는 단연 과메기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과메기 집산지인 구룡포는 요즘 해변을 따라 빨래처럼 널린 꽁치가 장관이다. 과메기 맛을 결정하는 것은 환경이다. 어떤 날씨, 어떤 바람에 말리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짭조름한 영일만의 해풍과 산을 타고 내려오는 하늬바람이 비리지 않고 고소한 과메기 맛을 만들어낸다.

과메기는 생김새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배를 따서 뼈와 내장을 제거하고 숙성시킨 것은 '배지기', 통째로 짚으로 엮어 숙성시킨 것은 '통마리'라고 한다. 숙성기간을 보면 배지기는 3, 4일이면 되지만, 통마리는 15일 정도가 걸린다. 포항 사람들은 통마리를 더 좋아한다. 과메기 맛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배지기가 낫다. 과메기 맛은 말리는 기술에 따라 다르다. 바닷바람에 말려야 구수하고 담백하며 비린내가 없다. 덜 말려도 너무 말려도 맛이 떨어진다. 요즘엔 바닷바람이 아닌 열풍기로 말린 것들도 많지만, 바닷바람으로 자연스레 말린 것과는 맛에서 큰 차이가 난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꾸들꾸들 잘 숙성된 과메기를 마늘'쪽파와 함께 생미역에 얹어 돌돌 말아 먹는다. 다시마나 미역 같은 해조류 대신 김에 싸서 먹어도 맛있다. 물론 배춧속으로 쌈 싸 먹어도 괜찮다.

올겨울에는 꽁치가 아닌 청어로 만든 원조 과메기를 맛볼 수 있게 됐다. 약 30년 만이다. 1960년대 말까지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지만 이후 과메기용 청어 생산량이 줄어 1980년대부터는 꽁치로만 과메기를 만들어왔다.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꽁치보다는 청어 과메기의 맛과 영양이 더욱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포항엔 과메기 전문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특히 구룡포 항구 일대는 과메기 판매장이나 다름없다. 어디를 가나 신선하고 맛있는 과메기를 먹을 수 있다. 포항구룡포과메기사업협동조합 김점돌 이사장은 "구룡포는 과메기 말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며 "조합(054-276-0760)으로 주문하면 택배도 가능하다"고 했다.

40년간 과메기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해구식당(포항시 북구 남빈동'054-247-5801) 지영자(71) 씨는 "과메기는 장밋빛, 즉 와인색이 돌 만큼 붉은 것이 상품"이라며 "김과 배춧속, 물미역을 차례로 겹친 위에 초고추장 찍은 과메기를 얹고 다시 마늘과 쪽파, 고추 등을 얹어 쌈으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과메기 도시락 2개, 배춧속, 물미역, 쪽파, 쌈추, 김, 초고추장, 쌈장, 고추, 마늘, 젓가락 등을 포장해 4만원(택배비 포함)에 판매하고 있다.

◆31·1일 호미곶 해맞이 축제도 흥겨워

31일과 내년 1월 1일 호미곶 광장에서 '한민족해맞이축전'이 열린다. 31일 오후 8시부터 해넘이 행사의 하나로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한 시민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들려주는 '호미곶 오픈스튜디오'가 진행된다.

또 7080 통기타 등 지역 동아리와 각종 축제의 수상자들의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 일출 후 대박 터트리기에 참여하는 2천14명 참여자에게는 별도로 떡국을 먹을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이외에도 토정비결 풀이, 타로점 보기, 민속놀이는 물론 먹거리 장터와 농특산물 판매행사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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