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겨울철 볕 안드는 도로 미끄럼 조심!

팔공산 잦은 충돌 사고…도심 고가도로 밑도 아찔

대구 동구 중대동 팔공산 자락의 한 기도원 입구 앞 도로는 아침과 저녁이면 안개가 끼고 노면 이슬이 어는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가 잦다. 경계석이 깨지고 자동차 유리조각이 흩어져 있는 등 사고 흔적이 널려 있다. 서광호기자
대구 동구 중대동 팔공산 자락의 한 기도원 입구 앞 도로는 아침과 저녁이면 안개가 끼고 노면 이슬이 어는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가 잦다. 경계석이 깨지고 자동차 유리조각이 흩어져 있는 등 사고 흔적이 널려 있다. 서광호기자

3일 오후 3시쯤 대구 동구 중대동 팔공산 자락의 한 기도원 입구 앞 도로. 파계사 삼거리 방향에서 내려온 차들이 급하게 속도를 줄이면서 곡선으로 휘어진 도로를 운행했다. 굽은 도로 주변에는 사고의 흔적이 널려 있었다. 경계석은 군데군데 떨어져 나갔고, 가로등 기둥은 찌그러지고 움푹 파였다. 인도까지 차량이 밀고 올라와 남긴 바퀴자국이 선명했고 잘게 부서진 유리조각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팔공산 자락의 이 도로는 눈'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도로 표면이 얼어 사고가 잦다.

대구지역의 도로 중 산악지대 도로와 고가도로, 교량, 지하차도 등 겨울철 노면 결빙이 잦아 교통안전에 취약한 도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겨울철 위험한 팔공산 도로=팔공산 인근 산악지대 도로들은 눈과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노면이 얇게 어는 등 사고 위험이 높다.

지난달 21일 오후 10시쯤 이 기도원 앞 곡선도로에서 3중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파계사 방면에서 내려오던 한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승용차의 왼쪽 뒷부분을 충돌했고, 이어 맞은편에서 100여m 뒤따라오던 또 다른 승용차를 들이받고 멈췄다. 사고를 일으킨 차는 곡선주로에서 속도를 줄이려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차 바퀴가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넘었던 것.

당시 사고 현장을 조사한 대구 동부경찰서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도로 바닥을 발로 비볐는데 그대로 미끄러지는 등 사고 지점 인근 도로 약 80여m의 노면이 얇게 얼어 있었다"며 "급커브 내리막길인데다 도로 옆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에서 습기가 올라와 노면이 얼어 사고가 잦다"고 말했다.

파군재삼거리~공산댐(1㎞), 공산파출소~파계삼거리(1.3㎞), 백안삼거리~팔공CC(3.11㎞) 등 팔공산의 주요 도로 대부분은 결빙이 잦다. 거기다 산악지형이어서 도로의 곡선이 심하고, 눈에 잘 띄지 않은 결빙현상이 곳곳에 숨어 있어서 사고에 취약하다.

김진문 공산파출소장은 "도심 운행에 익숙한 운전자가 팔공산 인근의 곡선 도로를 쉽게 생각해 운전할 경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미끄러지는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몇 배 더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 도심의 결빙 취약도로=대구 도심에서 도로결빙으로 인해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은 주로 고가도로와 교량, 지하차도 등이다.

수성구 노변동 대구자연과학고 인근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아래 유니버시아드로. 상습 결빙 구간인 이곳 도로의 제한속도는 80㎞로 높은 편이다. 대구스타디움 방향에서 속도를 높여 진입한 차들이 고산로와 만나는 삼거리의 신호등을 보고 제동을 하게 된다. 이때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아래 결빙된 도로를 지나면서 차가 미끄러지면서 접촉사고가 빈번하다.

대구시가 겨울철 결빙 취약구간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고가도로와 교량, 지하차도는 40곳이다. 이 가운데 지하차도가 26곳으로 가장 많고, 교량이 12곳, 고가도로 2곳 등이다. 특히 수성구 대흥동 월드컵지하차도는 길이가 약 1.5㎞로 염화칼슘 80포(5㎏ 들이)와 모래 160포 등 대구지역 지하차도 중 가장 많은 자재를 결빙에 대비해 준비해 놓고 있다. 대구시시설관리공단은 신천을 가로지르는 침산교~중동교 사이 교량 10곳과 금호강을 지나는 팔달교와 매천대교 등 모두 12곳의 교량을 직원 13명과 도로관리원 5명이 살포차 4대를 이용해 관리하고 있다.

대구시는 또 국도와 외곽도로, 고갯길 등 상습 교통두절 구간 26개 노선의 29개 지점에 대해 별도의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범안로 관계삼거리~연호네거리(4.05㎞), 앞산순환로 현충고가도로~월촌고가도로(4㎞), 달구벌대로 담티고개~송정고개(4㎞), 도시고속도로 서대구IC~성서IC(3.64㎞) 등은 대표적인 관리구간으로 통행량이 많고 교통두절 예상 구간의 길이도 길다.

대구시 도로과 관계자는 "이번 주 중에 대구지역에 눈'비가 예보돼 있고 하루 최저기온도 -9℃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돼 있다"며 "사전 점검으 통해 교통두절과 미끄럼 교통사고가 빈번한 취약지점에 미리 장비와 인력을 배치하는 등 대책을 세워두고 있다"고 밝혔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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