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병원장 선거 "총장님, 간섭 마시죠"

조영래 전 병원장 주장 논란…함인석 총장 "공정하게 선출"

2월로 예정된 경북대병원장 선거를 앞두고 병원 내부망 자유게시판에 전임 병원장이 병원이사장인 경북대 총장의 선거 중립을 요구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대병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조영래 교수(산부인과)는 '경북대병원장 공모에 관한 소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경북대병원은 연간 예산이 5천억원, 직원 수 4천 명에 이르는 대구경북의 대표적 공공의료기관인 만큼 병원장 선출도 투명하고 합리적이어야 하는데, 현실이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저의 우고(愚考)를 직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014년 경북대병원 예산은 본원 3천227억여원, 칠곡병원 1천494억여원 등 4천721억여원에 이른다. 조 교수는 "병원장은 경북대병원 이사회에서 이사 9명의 중지(衆智)를 모으는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사장인 경북대 총장의 의중이 절대적으로 반영된다. 사실상 경북대 총장이 병원장을 지명하는 체제"라고 했다.

현재 경북대병원 이사는 경북대 총장, 경북대병원장, 의학전문대학원장, 치의학전문대학원장,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 교육부 대학정책관, 대구광역시 행정부시장, 경북대 사무국장, 경북대 의과대학 동창회장 등 9명이다. 조 교수는 이들 중 의전원장 및 치전원장, 사무국장을 총장이 임명하기 때문에 총장의 의중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총장이 병원장 선거에 대해 중립을 대내외에 선언 ▷모든 이사들의 자유의사를 올바르게 반영 ▷총장과 친소관계가 없는 중립적 인사들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등의 방안을 통해 병원장 후보 선출 과정을 관리 감독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경북대 함인석 총장은 "어느 누구보다 병원장 역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원리원칙대로 엄정하고 공정한 병원장 선출이 이뤄질 것이며, 특정 이사가 총장 의사에 따라 투표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번 제37대 경북대병원장은 이달 6~24일 후보 원서를 접수한 뒤 2월 하순쯤 병원 이사회에서 투표로 1, 2순위 후보를 결정하고, 교육부가 최종 승인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임기는 3년이며, 현 병원장 임기는 4월 7일까지다.

한편 이번 병원장 선거에는 2~5명의 후보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북대병원 한 관계자는 "일부 후보들 사이에서 이른바 '흠집 내기'가 벌써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누구는 총장과 친분이 있어서 유리하다거나 누구는 총장과 껄끄러운 사이여서 힘들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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