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현서고등학교가 1학년 정원을 채우지 못해 폐교 위기(본지 1월 21일 자 12면 보도, 2월 4일 자 8면 보도)에 몰렸다가 주민들 중 학교를 못 마친 9명이 입학등록해 공립고 최소 인원인 14명을 채워 폐교를 막았다. 그러나 이달 3일 입학식 이후 주민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오히려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서면 주민 9명은 지난 1월 28일 현서고 1학년 정원이 모자라 폐교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입학지원서를 내고 입학식까지 치렀다.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최고령이 54세이며 40대가 6명, 30대와 20대가 각각 1명으로 평균 나이가 41세에 이른다.
이들은 생업과 학업을 함께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학교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 입학원서를 낸 주민들도 학업을 이어간다는 의지보다는 인근 고교와의 통폐합을 위한 유예기간 1년을 벌기 위해 일단 원서를 냈다는 입장이다.
현서면 주민들과 학부모, 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현서'안덕고 통폐합 추진단은 지난해 안덕면의 안덕고와 현서고의 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의견 차이로 결국 무산됐고, 올해 두 학교 모두 신입생 모집에 곤욕을 치르자 다시 통합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때문에 현서면 주민 등은 일단 입학원서를 내고 폐교를 막은 뒤 통합문제를 재의논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런 과정 속에서 정작 학업에 집중해야 할 학생 5명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학교 측은 "결석 일수가 70일을 넘으면 학사운영을 위해 퇴학처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 주민들은 입학식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주민 중 한 명이라도 학업을 포기하면 정상적으로 입학한 5명의 내신성적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고교 내신등급제에 따라 1등급은 4%, 2등급은 7% 등 9개 등급별로 해당 등급을 받을 수 있는 학생 비율이 정해져 있다. 수업을 듣는 학생도 최소 14명이 돼야 등급별로 1명 이상이 나올 수 있다. 현재 입학생 정원이 14명인 현서고는 1명이라도 학업을 그만두면 아무리 성적이 뛰어나도 최상위 등급인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이 사라지게 된다.
김효식(58) 현서고 교장은 "모든 수업은 입학생 14명을 기준으로 진행된다"며 "주민들이 계속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나머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간다"고 했다.
입학원서를 낸 김해환(49) (사)한국농업경영인 청송군연합회장은 "일단 주민들이 입학원서를 내고 정원을 채운 다음 폐교를 막는 것이 최우선이었다"며 "당장은 뾰족한 대책이 없지만 안덕고 입학생 15명이 있으니 내년에라도 통합되면 성적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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