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임을 자처하고 있다. 조선시대 이래 우리의 정신문화와 사유구조를 지배해온 주력 사상이 유교(儒敎)였고, 그 본향이 안동이라는 자부심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안동은 영남인들의 사상과 철학적 원류인 퇴계학의 산실이라는 점에서도 유교와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퇴계의 유학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당시 조선의 시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주자학의 현실적 재구성이었다는 점에 있다.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지향하는 유학의 이상이 짓밟히고 훈구척신의 부정한 권력과 타락한 욕망이 기승을 부리던 난세를 개혁하기 위한 고뇌의 산물이 바로 퇴계학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영남인들의 고유한 선비정신을 형성하며,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의 동력으로 작용한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안동이 인류의 21세기를 견인할 새로운 정신문화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중심지로 자리 잡는다는 소식이다. 지구촌 석학들이 모여, 윤리와 의(義) 그리고 인간중심 가치를 중시하는 '유교'와의 소통을 통해 물질주의와 경제논리의 부작용으로 파생된 갖가지 분쟁과 갈등의 해결점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그 첫걸음으로 '한국정신문화재단'을 발족하고,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을 출범시켰다. 그리고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선포일인 7월 4일을 기념해 '21세기 인문가치와 유교문화'를 주제로 한 국제포럼을 연다.
유교적 인문가치의 성찰과 재창조가 21세기 인류사회의 공존과 공영을 위한 시대적 요구라면, 유교적인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안동이 그 한가운데에서 중심 역할을 맡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다. 이번 시도가 편견과 오해로 가득한 유교관을 떨쳐버리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실천철학으로서 유교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따라서 안동이 유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전파하고 유교의 정신적 사상적 재활용을 선도하려면, 유교를 도산서원과 각 문중 고택에만 묻어둬서는 안 된다. 안동 스스로 유교문화가 일상에 현존하는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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