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MC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폭넓은 상식과 재치, 유머감각은 필수조건이다. 사람을 웃기는 일이 즐거워야 하고 사람을 웃기는 데 소질이 있어야 한다. 또 어떤 어색한 상황도 부드럽게 넘기는 순발력도 있어야 한다. 여기에 좌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와 세상 돌아가는 일을 꿰뚫고 있으면서도 균형감각까지 갖추면 금상첨화. 이영수(44) 씨는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다양한 영역
영수 씨에게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수없이 많다. MC는 말할 것도 없고 레크리에이션 강사, 웃음치료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합창단원 등 정말 종횡무진이다. 대학 강의도 한다. 이처럼 그녀의 영역은 다양하고 넓다. 그래서 그는 항상 바쁘다. 주중에는 강의와 실버 레크리에이션, 주말에는 돌잔치와 고희'팔순 잔치 등으로 꽉 차 있다. 영수 씨는 모든 게 쉽지 않지만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타고난 재능이면 감사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무조건 열심히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며 "특히 사회자는 자신만의 독특함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사회자는 출연자를 빛나게 해주고 띄워 줘야 한다고 영수 씨는 말한다. "주인공은 따로 있는데 MC가 너무 설쳐대면 안 되죠. 주인공이 최대한 부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항상 배려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 흐름이 건조하다 싶으면 '이때다!' 하고 풀어놓는 그의 재주 부리기는 관중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해준다. 영수 씨는 잔치가 끝난 후 '재미있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사람들이 '미친 듯이 한다'고 해요."
◆ 나만의 노하우
영수 씨는 행사 가운데 특히 돌잔치에서 재능을 십분 발휘한다. 우연한 기회에 돌잔치 MC를 보게 됐다. "10여 년 전 친구의 돌잔치에 축하객으로 참석했는데, MC가 사고가 나 진행이 어렵게 되었어요. 그때 처음 마이크를 든 것이 계기가 됐네요." 처음으로 해보는 일인데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 있게 잘 진행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이벤트 관계자의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무대에 들어섰다. 유명 사회자가 진행하는 돌잔치에 찾아가 그의 재치 있는 말과 행동까지 받아 적었다.
특히 진행자의 의상 콘셉트까지 꼼꼼히 살펴 며칠씩 밤을 새워가며 새로 만들고 리폼했다. 그리고 카페나 블로그를 뒤져 돌잔치를 치른 엄마의 평을 체크하고 엄마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아냈다. 그래서 돌잔치 의뢰가 들어오면 사전 문자메시지부터 준비, 마무리 피드백까지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준비를 철저히 한다. "요즘은 한 명, 많으면 두 명 정도 아이를 낳는 분위기라서 부모님들이 한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을 해 주고 싶어 하시죠. 또 엄마들의 커뮤니티가 많이 활성화되어 있어 돌잔치를 준비하는 엄마들끼리 쉽게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자연스레 엄마들끼리 서로 비교가 되므로 우리 아이 잔치에 신경을 많이 쓰시더라고요."
영수 씨가 돌잔치 MC를 시작한 10년 전에는 직원들이 10분 정도 진행을 해주고 끝내는 분위기였다. 고객들도 그것을 당연히 여겼다. "하지만 저는 이 같은 관행을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저출산 분위기 속에서 평생 한 번뿐인 돌잔치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고, 레크리에이션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재미를 더한 거죠."
행사 당일 가장 먼저 체크하는 것은 주인공인 아기의 컨디션이다. "낯선 환경에 당황해 아이가 울거나 피곤해 합니다.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제가 누굽니까. 아이 감정을 잘 아는 애 엄마잖아요."
실버 행사에서는 풀세트로 준비한다. 오프닝부터 실버체조, 가요교실, 웃음치료, 마지막으로 클로징까지 자신만의 큐시트를 짠다. 노래는 물론 율동도 해야 하고 웃음도 터뜨려야 한다. 재롱도 떨어야 한다. "어르신들에게 어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킨십입니다. 무조건 껴안아주면 좋아하세요."
◆앞으로
영수 씨는 현재 이벤트회사 컨벤션 총괄팀장으로 있다. 아무리 피곤해도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으면 신기할 정도로 힘이 솟는다는 영수 씨.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힐링해 주고 싶어요." 행복전도사 MC 영수 씨는 오늘도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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