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게 없는 두가지…오른손과 포기"

SHOW 신화 만든 조서환 회장 매일 탑리더스 아카데미 특강

"포기하는 것을 포기하십시오.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도 절망을 보지만 낙관주의자는 절망 속에서도 기회를 봅니다."

조서환 ㈜조서환마케팅그룹 회장은 20일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명사 초청 특강에서 '혁신, 근성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마케팅의 살아있는 전설'인 조 회장은 "23세 때 군에서 사고로 오른손을 잃었지만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사고를 당해 병상에 누워 있을 때 사랑하는 여인을 책임지겠다는 일념으로 용기를 잃지 않았다고 했다. 조 회장은 먹고살기 위해 영어를 선택했고, 영문과 교수를 목표로 공부했다. 하지만 대학 4학년 때 두 아이가 생기면서 유학을 포기하고 취직을 결심했다. 취직이 잘되는 영문과 전공자였지만 오른손이 의수인 상이군경의 취업은 쉽지 않았다며 애경그룹 입사 이야기를 들려줬다. 조 회장은 "애경그룹 면접에서 의수 탓에 현장에서 퇴짜를 맞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전철역까지 갔다가 다시 면접장으로 뛰어들어가 면접관들에게 처지를 설명하고 영어 실력을 보여줘 합격증을 거머쥘 수 있었다"고 했다.

조 회장은 밤을 꼬박 새워서라도 상사가 지시한 일을 해냈다. 없는 팔을 대신해 준 그의 부인과 함께한 철야도 많았다. 회사에서 서서히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는 이후 '마케팅'이라는 신세계를 알게 됐다. 당시 한국은 마케팅 후진국이었다. 조 회장은 대학원에 입학, 주경야독으로 마케팅을 공부해 박사 학위도 땄다. 그는 "친구들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술을 마시고 놀 때 나는 공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시련에 부딪혀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면서 "운명을 탓하지 말라. 자신의 태도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부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낯선 중국 대륙에서 엄청나게 고생했지만 성공했다"면서 "기회라고 여겨 포기하지 않고 근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조서환 회장은 경희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경영학 마케팅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다이알코리아 마케팅 이사를 시작으로 1994년 한국로슈 마케팅이사, 1996년 애경산업 마케팅본부 상무이사 등을 거치며 '잘나가는' 마케팅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2000년에는 KTF 부사장으로 스카우트돼 3G 통신인 'SHOW' 신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지금은 아태마케팅포럼 회장직을 맡고 있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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