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수출, 경북농업 살리는 길

대구경북에서 생산되고 있는 우리 농산물은 맛, 당도, 색깔 등 어느 면으로 보아도 세계 수준급이다. 최고 품질인 우리 농산물이 금년엔 풍년이다. 공급 과잉으로 물량이 늘어난 반면 소비는 둔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지금 농촌 지역을 다니다 보면 감나무에 감이 풍년이다. 특히 감으로 유명한 청도, 상주의 경우 감나무에는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감이 풍작을 이루고 있다.

얼마 전 6월에는 양파가격의 하락으로 홍역을 치렀고 여름에는 지난해까지 10년 이상 고가로 호황을 누렸던 참외와 수박의 가격이 하락해 농업인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복숭아도 지난해 가격이 치솟아 호황을 누렸으나 금년부터는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농업 분야 행정, 정책기관이나 연구'지도기관에서도 고민이 많다.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도 소비가 제대로 안 되고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경우 생명산업인 농업의 기반이 위축될 수도 있다. 그러면 이러한 농산물의 국내 소비 둔화로 인한 가격 하락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필자는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건의하고 싶다.

한'칠레 FTA 체결 이후 많은 양의 포도가 칠레로부터 들어오고 있으며 웨딩뷔페식당에 껍질째 먹는 포도가 싱싱한 채로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고 리치, 용과 등 아열대 과일들도 무더기로 나와 있다. 또 금년에는 베트남이나 필리핀에서 생산된 망고가 대량으로 수입되어 과일상은 물론 길거리에서도 팔리고 있다.

경상북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수출은 어떤가? 최근 꽤 많은 품목들이 해외로 팔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수출물량은 많지 않다.

경북도는 전국에서 1위 작목이 15개 품목이나 된다. 사과, 배, 감, 자두, 포도, 수박, 참외, 마, 복숭아, 고추 등 대부분의 과일, 과채류가 경북도 지역에서 생산된다. 그런데 금년처럼 이렇게 농산물 소비가 둔화되는 현상이 내년에도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하루빨리 내수에서 해외수출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지체 없이 수출정책팀을 가동하여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수출 지향을 위해서는 우선 수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우선 수출 상대국에 대한 분석과 수출시장 개척이 중요하다. 수출 대상국의 선호도 조사도 필수적이다. 가령 동남아에는 사과가 300g짜리 이상도 수출이 가능하지만 유럽에는 150g을 초과하면 수출할 수가 없다. 즉 유럽인들은 크기가 작은 과일을 좋아하는 것이다. 크기뿐만 아니라 맛, 과육의 단단함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따라서 여기에 맞는 품종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경북도에서는 루마니아 과수연구소와 공동으로 사과를 비롯해 자두, 베리류, 체리 등에 대한 과수 육종사업에 들어갔다. 머지않아 유럽 수출에 맞는 사과 품종들이 육성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도 온대지방에 적응하는 망고를 육성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좀 더 적응성이 있는 품종을 개발하여 내수 및 역수출용 망고를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리고 수출에 있어서 필요한 또 하나는 수출 상대국의 다변화이다. 사과 같으면 대만, 홍콩 등 일부 몇 개국만 상대하는데 수출 전략을 잘 세워서 우리 농산물이 세계적으로 수출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들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서 정부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시대에 마케팅도 글로벌화한다. 해외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고 바이어도 초청하여 현지를 답사시켜 신뢰를 줘야 할 것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로 생산된 우리나라 우수 농산물을 내수에서 해외로 쉽게 팔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걸핏하면 과잉 생산으로 소비를 걱정하는 그런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

이제는 수출이다. 수출에 모든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수출 정책, 지자체의 행정력, 이런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지도기관의 기술 개발이 물 흐르듯 뒤따라야 할 것이다.

박소득/경상북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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