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 남천에 잇단 보도교 "예산 낭비"- "통행 편의"

주민들 추가설치 찬반 팽팽

경산시가 수백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남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을 해 놓고도 보행자 전용 다리인 중방 보도교를 설치한 데 이어 또다시 영대교 하류에 보도교를 추가 설치하려고 한다. 이를 두고 "보도교가 필요 없다"와 "필요하다"는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다.

시는 경산시내를 흘러 금호강으로 물이 들어가는 남천에 2007년부터 2011년 12월 말까지 43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물이 항상 흐르게 하는 등 생태를 복원한 남천 자연형 하천 사업을 했다.

시는 남천 자연형 하천 사업을 하면서 남천 곳곳에 사람들이 남천을 건너다닐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설치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이 징검다리를 통해 유모차나 쇼핑에 필요한 손수레 등을 끌기 불편하고 특히 장마철에는 물이 넘쳐 이용할 수 없다며 남천 경산교와 공원교 사이에 보도교 설치를 건의했다.

이에 시는 경산교와 공원교 사이에 21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길이 122m, 폭 2.5m의 보행자 전용 보도교를 2013년 12월 설치했다.

하지만 많은 돈을 투입해 설치한 이 보도교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소수 시민들만 이용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산시의회 정병택 의원이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경산교와 공원교 사이 보도교의 통행량을 조사한 결과 27일 657명, 28일 443명, 29일 558명, 30일 235명이 각각 통행해 하루 평균 473명꼴로 통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러한대도 시는 영대교 하류 정평동과 대평동을 가로지르는 남천에 20억원을 들여 길이 125m, 폭 3m의 보도교를 설치하기 위해 지난달 입찰공고를 했으며 지난달 27일 접수를 마감했다. 또 이 공사에 필요한 사업비가 확보되지 않아 내년도 예산(안)에 16억원을 편성, 시의회에 승인요청을 했다. 시는 이에 앞서 이 보도교 설치를 위해 지난해 용역비 7천400만원을 확보해 최근 실시설계용역을 마쳤고, 사업비 2억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정병택 시의원은 "경산교와 공원교 사이 보도교를 21억원을 들여 설치했으나 통행자들이 많지 않아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평동과 대평동 일부 주민들을 위해 20억원을 들여 보도교를 설치하는 것은 맞지 않다. 보도교 설치 예정지로부터 230m 정도 더 하류쪽에 길이 120m, 폭 12m의 보차도 겸용 교량을 설치하거나, 보도교 설치예정지에 2억원 정도 예산을 들여 세월교(데크형 교량)를 설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시민들도 "20억원을 들여 또다시 보도교를 설치하는 것은 남천을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한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은 물론, 재정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평동 그린빌아파트 입주민들은 "정평초교를 통학하는 학생들과 직장인 등이 학교와 정평역, 상가 등을 이용하려면 400m 정도 떨어진 영대교로 돌아가야한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도교 설치가 이뤄져야한다"며 시에 건의서를 제출했다.

경산시 관계자는 "2009년 3월 수립된 종합계획에 남천 3곳에 보도교를 설치하기로 돼 있어 이미 중방 보도교를 설치했다. 또 주민들이 원하는 영대교 하류에 보도교를 설치하기 위해 사업비를 확보, 실시설계용역을 마치고 하천공작물 설치 허가를 받는 등 사업 절차가 진행중이어서 당초 계획대로 보도교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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