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유일의 주민자치 시범지역인 안동 강남동에는 특별한 농장이 두 곳 있다.
우선 목화밭이 주목 대상이다. 잡초더미 공터가 목화밭으로 탈바꿈한 현장에는 '온정과 희망'이 담겨 있다. 또 다른 밭은 13개 자생단체가 함께 모여 '화합 농장'으로 가꿔 가고 있다.
강남동사무소와 강남동주민자치회는 20일 낙동강변 무주무 꽃가람 공원을 '목화 공원'으로 만들었다. 무주무 꽃가람 공원은 지난 2009년 4대강 선도사업으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야생화 꽃동산으로 조성됐지만 잡초가 우거져 미관을 해쳐 왔던 곳이다.
동사무소 직원과 주민자치회 회원들은 산책로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그곳에 목화밭 5천620㎡를 만들었다. 어른들에게는 향수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어린이들에게는 목화 다래가 익는 가을까지 목화의 성장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주민들은 이 목화밭에서 생산된 목화솜으로 천연 목화솜 이불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역 다자녀 가구에 전했다. 희망과 온정을 전하는 목화밭이 된 것.
실제로 지난해에는 508㎡의 공터에 목화밭을 조성, 그곳에서 얻은 목화솜으로 큰 이불 1채와 아이 3명이 함께 덮을 수 있는 이불 10채를 만든 뒤 다자녀 가구 4가정에 전달했다. 목화솜 이불에는 1년간 쏟은 주민들의 정성과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 마을 서정학 주민자치회장이 지역 화합을 위해 선뜻 내놓은 1천여㎡의 밭은 강남동 '화합농장'으로 꾸며지고 있다. 13개 자생단체가 70~100㎡의 면적으로 나눠 지난 12일 회원 85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구마와 상추 등 채소를 심었다.
이 '화합농장'은 자생단체별로 당번을 정해 공동 관리하고, 가을에 고구마를 수확하면 지역 경로당과 소외계층에 나눠 주기로 뜻을 모았다.
서 자치회장은 "주민자치 마을의 전국 모범을 보여주는 농장이 될 것이다. 직원들과 자생단체 회원들이 함께 참여해 농장에 '온정'희망'과 '화합'을 심고 '소통하는 강남, 살기 좋은 강남'을 만들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강남동은 행정자치부 지정 전국 31개 주민자치회 시범지역 가운데 경북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돼 산채단지, 목화동산, 마을신문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안동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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