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메르스가 몰고 온 불황, 최악의 경기 상황은 피해야

메르스 여파로 지역 경제가 크게 위축되는 등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16일 대구에서도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시민들 사이에 대중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마트와 시장, 식당, 영화관, 관광지 등에 발길이 뚝 끊겼다. 이는 메르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당분간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 장기화 등 최악의 경우 지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상인연합회는 18일 "세월호 사고 직후에도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으나 세월호 때와 이번 메르스 사태를 비교하면 매출이 3분의 1 토막이 나는 등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세월호 사고 당시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번 메르스 확산이 시민의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말이다. 당장 성수기임에도 지역 내 의류 판매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식업체의 경우 매출이 평균 38.5% 감소했고 백화점은 16.5%, 대형마트도 10%가량 감소했다. 지역 경제계와 상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되는 대목이다.

지역 도소매 업계와 음식숙박 업종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매출 감소는 당장 고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자리 비중이 높은 도소매 업종 등이 극심한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일자리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확대될지 예측하기 힘들고 만일 이대로 몇 달씩 지속한다면 지역 경제는 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지역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 경기 회복은 고사하고 고용과 가계소득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과도한 소비심리 위축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

메르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갖고 있다. 가급적 외부 활동을 피하고 자신과 가족, 이웃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겠다는 생각도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메르스에 대한 지나친 공포가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 기반마저 파괴한다면 이는 더 큰 손해다. 지나친 공포심을 가지기보다는 차분하게 사태를 지켜보면서 조금씩 소비활동을 늘리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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