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표일 비 온다는데…여·야 누가 웃을까?

비 온 18·19대 최저 투표율…흐리기만 하면 투표율 높아

'선거 당일 날씨는 투표율과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대 총선 선거일인 13일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되면서 날씨와 투표율의 상관관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앞선 18'19대 총선의 경우 선거 당일에 비가 왔고,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영남지역의 경우 오전에 흐린 날씨를 보이다 오후부터 비가 내리겠고, 영남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선 오전에 비가 내리다 오후부터 갤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예보대로 13일에 비가 내리면 18'19대 총선에 이어 20대 선거까지 3회 연속 '빗속 투표'라는 진기한 기록을 남기게 된다. 2012년 4'11 총선 때는 오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다 오후에 그쳤는데, 투표율이 54.2%로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2008년 4'9 총선 때는 남부와 제주도에 강풍이 불고, 중부지방에도 오후부터 비가 내렸다. 당시 투표율은 46.1%로 역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비가 오지 않은 2004년 17대 총선 땐 투표율이 60.6%로 2000년대 들어 치른 총선 중 가장 높았다.

이 때문에 여야 정당과 후보자들은 13일 비 소식이 투표율과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선 일단 비와 투표율이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면서도 날씨에 적잖은 신경을 쓰고 있는 눈치다. 최근 몇 차례의 총선 투표율을 살펴봤을 때 비는 오지 않고 날씨가 흐리기만 한 경우엔 투표율이 높았지만, 비가 왔을 땐 투표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통상 50, 60대 이상은 날씨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지만 20, 30대들은 날씨가 좋으면 나들이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는 속설도 있다.

최근엔 날씨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정당학회보에 실린 미국 예일대 동아시아연구단 강우창 박사의 '선거 당일 날씨와 정당투표'에 따르면 17'18'19대 총선 당일 읍'면'동 강수량 데이터와 정당투표 결과를 비교'분석한 결과 강수량이 10㎜ 증가할 때 보수성향 정당의 득표율은 0.9%포인트 감소했지만, 진보성향 정당 득표율은 0.9%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우창 박사는 "선거일이 공휴일인 우리나라의 경우 여가활동을 계획하는 유권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은 맑은 날보다 흐린 날 선거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여가활동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젊은 유권자들이 궂은 날씨 때문에 놀러 가지 않고 투표 참여를 많이 하게 되면 보수성향 정당보다 진보성향 정당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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