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의도 통신] '김관용 비상대책위원장'

새누리당이 좀처럼 총선 참패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깨지고 부서진 잔흔을 지우고, '도약'으로 가는 길을 터야 한다는데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나, 누구에게 이 막중한 일을 맡겨야 할지를 두고는 선뜻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천명했지만, 보름이 넘도록 리더십 공백 상태는 이어지고 있다.

핵심인 비대위원장 영입에 나설 주체가 마땅찮은 탓이다. 친박'비박계가 겉으로는 비대위 체제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역할과 권한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일단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원유철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들은 얼마 전 오찬을 갖고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 뒤 줄잡아 10명이 넘는 인사가 영입 대상으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자치단체장 가운데는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도 거론된다. 서울 정치 무대에서 좀처럼 듣기 어려운 이름이었기에 다소 '의외'라는 물음표가 붙지만, 이유를 듣고 보니 전혀 엉뚱한 발상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여권의 한 인사는 "김 지사는 친박계이지만, 비박계 의원들과도 친분이 두터워 친박-비박 간 갈등 해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친화력 부분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지금껏 '화합'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두고 계파 간 책임 공방이 이는 때라면 앙금을 녹여내는 적임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걸어온 길을 상기시켜주는 이도 있다. 1995년 1기 지자체부터 20년 이상 지방자치 현장을 누벼온 산증인으로 기초단체장(구미시장)'광역단체장(경북지사)을 합쳐 6선을 이어온 사람은 김 지사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비상임으로도 활동이 가능해 한 달 남짓한 기간의 임무 수행을 위해 도지사직을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현직 단체장이 '정치적인 자리'를 겸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 기류가 우세하다. 또 쇄신파를 중심으로 당 개혁을 주도하는 '혁신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다. 거친 소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부분은 물음표, 중앙정치 경험'전국적인 인지도 부분에선 낮은 점수다.

가능성 여부를 떠나 김 지사의 '하마평'은 반갑다. 한편으로 새누리당 텃밭이라 자부(?)한 대구경북이 난국을 헤쳐갈 '지도자' 기근에 놓인 건 씁쓸하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