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이후 자신의 캠페인을 지지하는 데 관심을 표명한 공화당원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8일(현지시간) 방영된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투표를 진지하게 접근하고 이번 대선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우리 쪽에 가담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면서 "지난 며칠 새 많은 공화당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클린턴 진영은 최근 공화당의 전통적 가치에 반하는 막말을 구사하는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된 데 대한 공화당 내 반발 심리를 십분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클린턴은 실제로 이번 인터뷰에서도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인정하기를 아직 꺼려 하는 점을 파고들었다.
클린턴은 "공화당원들이 스스로 자기네 대선 후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이런 경우가 꽤 많다"며 "그들은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외적으로 공화당의 내홍을 적극 부각하면서도 대내적으로 민주당 내부의 역량 보존과 단합을 시도했다.
같은 당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클린턴 자신이 "300만 표나 앞서 있고 거의 300명의 대의원을 더 확보할 정도"로 대세가 이미 기운 만큼 스스로 물러나기를 넌지시 권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건 어떻게든 막겠다는 샌더스 후보의 말에 고무됐다"며 샌더스 지지자들을 겨냥해 "우리 당이 단합해 11월 대선에서 이길 뿐 아니라 그(샌더스)와 내가 공유하는 진보적 목표에 기초해 다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클린턴은 자신이 이번 선거전을 트럼프에 대한 인신공격 위주로 하지 않고 정책 이슈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항해 뛰고 싶지 않고, 조국에 대한 나의 비전에 기초해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앞서 트럼프에 대해 '안전장치 풀린 대포'라고 비난한 것과 관련, 일본이나 한국 등 동맹국에 사실상 핵무장을 권유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을 파기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그 부조리함을 적극 개진했다.
한편 미국의 초당파적 정치전문 온라인 뉴스레터인 '사보토스 크리스털 볼'의 편집장 카일 콘딕은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10%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낙승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 이유로 콘딕은 미국 유권자의 인종 분포 변화를 꼽았다. 2012년 대선 때 백인 유권자는 72%, 흑인은 13%, 히스패닉은 10%, 아시아계는 3%였다. 하지만 올해 대선 유권자의 인종별 분포는 백인 70%, 흑인 12%, 히스패닉 12%, 아시아계 4%로 백인은 줄고 유색인종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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