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속에 자리한 예술인들의 모임 장소, 가끔 들러 지인들과 정 나눔을 하는 사무실 옆방이 대구사진작가협회 사무실이었다.
권정태(63'대구 달서구 공원순환로) 회장은 미남이고 멋쟁이다. 자신의 외양을 가꾸는 데 무심하면 정체를, 지나치면 외려 불안정함을 느끼게 한다. 그는 굳이 염색을 하지 않았다. 안경을 끼기보다 큼직한 손잡이가 달린 돋보기를 들고 신문을 읽으며 정보를 수집하는 모습도 지극히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순간 '사진작가들은 렌즈를 들여다보는 것이 일상이구나' 싶었다.
권 씨는 사업가였다. 요즘은 사업을 접고 사진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2015년 1월에 (사)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광역시지회 지회장이 되었다.
"공약사항으로 매월 협회 회보를 컬러로 제작하고, 회원 수첩도 컬러로 제작하며, 전국사진촬영대회를 부활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세 가지 사항을 모두 이행하였습니다. 현재 계획은 대구가 사진의 도시임을 입증하기 위한 '대구사진역사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520여 명의 회원들과 소통을 넓히려고 지회 홈페이지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지요."
권 씨가 사진과 맺은 인연은 숙명이었는지도 모른다. 1979년 결혼을 하고부터 사진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대구예총에서는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공로가 큰 예술인에게 주는 상이 있다. 작년 사진작가협회 대구예술상을 받은 안희탁 씨가 바로 그의 처남이다. 그가 사진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알게 모르게 처남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권 씨는 2007년 우봉미술관에서 제1회 개인전, 2015년 영남포토페스티벌 제2회 개인전 '하늘에서 본 남해'를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었다. 헬기에서 찍은 그의 사진은 바다 풍경이 선과 점으로 이루어져 묘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사진에 대해 그는 이렇게 정의를 내린다. "사진은 발로 찍어야 합니다. 뺄셈의 미학입니다. 빛의 예술입니다."
옥외 촬영에서는 이른 아침의 일출이나 해 질 녘의 일몰이 가장 매력 있는 셔터 기회라고 한다. 적색'오렌지 등의 따뜻한 색은 화면에 활기를 주어 확장되어 보이기 때문에 실제보다 크고 무겁게 느껴지고, 녹색'청색 등의 차가운 색은 화면에 차분함을 주어 후퇴하는 느낌을 주며 실제보다 작고 가벼워 보이게 한다. 또한 얼굴에만 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몸에도 표정이 있다고 한다.
사진작가를 부르주아라고 생각했던 마음에는 변함이 없으나 '고급 취미를 한 가지 정도는 가져야 한다'는 쪽에서는 우선순위로 꼽는다. 어느 소설의 내용이 떠오른다.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들여다본 순간 그 즉시 사로잡혔다. 마치 작은 구멍을 통해 세상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가장 크게 만족시킨 건 렌즈 뒤에 몸을 숨긴 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삶이라는 것 자체를 펼쳐보면 어차피 하나의 큰 사진이다. 우리는 그 사진틀 속에서 동분서주한다. 아무리 발버둥 쳐보아도 틀 밖으로 나올 수 없다. 그 삶을 담는 사람들이 바로 사진작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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