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에 인쇄한 염료는 15일이면 색이 바래요. 현수막은 환경오염 문제로 재활용도 못 하는데, 오래 쓸 수라도 있으면 폐기물을 줄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016 상반기 신지식인' 60명(대구경북 12명)이 선정됐다. 이날 대구의 기획'홍보사 삼희기획의 김태경(44) 대표는 '날염기 출력용 원단 수성코팅제 및 날염기술 개발' 관련 특허를 확보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획사 종사자로는 유일하게 벤처 부문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국내 한 대기업 디스플레이 디자이너 출신인 김 대표는 1990년대 말 대구 중구에서 공동 대표이자 남편인 김경환(54) 씨와 함께 삼희기획을 세운 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다수 기업의 내부 디스플레이 디자인과 POP 홍보물, 전단, 현수막 등을 제작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가전 판매업체 등이 건물 외벽에 2, 3개월간 내거는 홍보용 현수막은 설치비를 포함해 한 장당 100만~300만원의 제작비가 든다. 그럼에도 현수막이 햇볕에 노출된 지 보름여 만에 탈색되다 보니 업체 입장에서는 같은 현수막을 여러 차례 출력하는 등 손해가 컸다"고 말했다.
수입산 자외선 차단 염료가 있지만 기존에 쓰던 염료보다 단가가 비싼 탓에 이를 사용하는 기획사는 거의 없었다. 김 대표는 고유의 기술로 값이 싼 잉크를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경환 공동 대표뿐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염료 탈색을 늦출 기술 개발에 나섰다. 대학교수에게 자문 의뢰를 하는가 하면 평소 거래하던 대구 한 염료 제조사와 상의하기도 했다. 시행착오 끝에 자외선 차단 성분과 원단 특수 코팅 기술을 활용해 염료가 원단에 오래 붙어 있도록 하면서도 자외선에 따른 탈색에 드는 기간을 3배가량 늦추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이에 대해 특허를 등록한 김 대표는 시제품과 완제품을 생산하고자 지역 한 기업지원연구기관의 지원사업에 신청,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김 대표는 "현수막에서 염료를 제거하고 천만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그만한 혁신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술 개발도 시도할 계획"이라며 "현수막 광고의 차별화와 사옥 확장, 제작량 증가를 통해 관공서와의 대규모 계약도 이루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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