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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참여마당] 수필-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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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회(대구 북구 복현로)

생각하기 싫지만 내가 벌써 칠순이 되었다. 나이가 들어 칠순을 맞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자연의 섭리지만 자꾸 거부하고 있다.

요즘은 다들 건강하고 오래 사니 칠순이라 하여 어디에다 명함도 못 내놓는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어찌할 수 없음은 몸과 마음에서 나타나는 늙어감이다.

어느덧 눈도 침침해지고 다리에 힘도 없고 인지능력도 많이 떨어져간다. 손자 손녀까지 보았는데 오히려 화를 자주 내고 잘 토라지고 갈수록 어린애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부부는 처음 만나서 '사람 인'자로 시작해서 천천히 사랑하며 살지요. 요즘 들어 밤잠을 설치며 많은 생각을 하는, 열심히 일한 당신을 존경하면서 이제 쉬어도 되는데 일을 놓지 않으시고 동분서주함에 고개 숙여집니다.

어느덧 당신과 살아온 세월 벌써 50년.

새삼 지나온 날들이 스쳐갑니다. 당신은 가사와 대소사,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것 같아요. 없는 살림 시부모 모시고 이사만 10번, 자녀 공부 뒷바라지하기에 많은 돈은 모으지 못해도 이제 작은 집과 부동산도 있는데, 더 늦기 전에 외국 여행도 가고 해야지. 누구를 위해 당신은 또 뛰어야 할까. 아들 딸 장가 시집 보내며 부부의 도리 다한 것 같은데 아직도 일을 그만두기는 이른 나이지만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 미련이야 남으시겠지만 마음 넓게 생각하고 다음을 기다리는 지혜를 가지고 당신은 언제나 나의 버팀목, 당신은 가정에 기둥이야.

어느 철학자의 말에 의하면 인생은 달관해보면 기쁨과 슬픔을 모두 합하여 재료가 된다고 했다. 이제 우리는 서산에 지는 해야. 여행도 우리 부부만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아들 딸, 며느리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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