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공연기획? 홍보? 마케팅?

"공연기획은 정확히 무엇을 하는 건가요?" 단순히 정의 내리기엔 너무 많은 업무 분야를 내포하고 있다. 통상적인 의미로는 공연을 추진하기 위한 모든 과정이라고 얘기한다. 홍보, 마케팅에서 넓게는 대관 업무까지도 포함된다고 한다. 다른 의견을 들어보면 단어 그대로 기획업무에만 한정된다고 한다. 그 외의 업무 범위는 공연장과 기획사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원칙적으로는 기획 이외의 업무는 공연기획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 답변을 해야 할까?

홍보, 마케팅은 공연사업 진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좋은 기획이라도 관중이 오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공연장이나 기획사 쪽의 인력이 충분하다면 기획과 홍보'마케팅의 분업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기관들의 인력 상황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엔 홍보'마케팅도 공연기획자의 몫이다. 마냥 부정하는 기획자분들도 있다.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전까지 일련의 과정이 기획이라 생각한다면 단순히 섭외와 프로그램 구성만이 공연기획의 업무 범위라 보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건 진정한 공연기획이라 할 수 없지." 근래에 어느 모임에서 문화 분야 종사자들과 공연기획의 정의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날 한 기획자분께서 "그 공연장의 기획공연은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사오는 거잖아"라며 "충분한 예산만 확보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분의 얘기는 직접 섭외를 통한 레퍼토리나 콘텐츠 구성까지 담당해야 제대로 된 기획업무라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는 눈도 실력이다. 직접 제작하는 공연보다 일이 수월할 수는 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유명한 공연을 사온다고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에서 성공한 작품이라도 지방의 분위기는 다를 수 있다. 해당 지역의 분위기와 주민들의 기호를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만들어진 작품을 무대에 올리더라도 진행에 따른 홍보나 마케팅 부분은 주최 측의 부담이다. 과정이 약간 다를 뿐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형태의 기획업무에 관한 논쟁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구에는 수많은 공연기획자가 있다. 하나, 바쁜 일정과 과다한 업무로 인해 서로 모이는 시간도 가지기 힘든 상황이다. 많은 의견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도 있다. 그러다 보니 각 공연장이나 기획사가 가진 업무의 고유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대체적으로 근무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조금이나마 동반자적인 입장으로 다가선다면 대구 공연계의 미래는 더욱 밝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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