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시장 보험 꺼려" 4지구 가입률 30%

4지구 연합회 76억원 보험 가입…업주들 "점포당 피해액 최소 1억"

부제목 4지구 연합회 76억원 보험 가입…업주들 "점포당 피해액 최소 1억"

내용 대구 서문시장 4지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수백억원의 피해가 예상되지만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한 화재보험 보상 금액이 턱없이 적은 데다 대다수 상인이 개별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충분한 피해 보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피해 상인들은 개별 점포 피해 금액이 수천만~수억원에 이른다고 입을 모았다. 숙녀복을 판매하는 한 업주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1억원은 넘게 피해를 본 것 같다"고 말했고, 골프웨어 판매 업주는 "겨울 장사를 위해 최근 들여놓은 고가 품목만 5억원어치는 넘는다"고 했다.

하지만 화재보험 보상 금액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서문시장 4지구는 76억원 규모의 보험에 가입해 있지만 4지구 점포 수가 679개 소에 달해 보상금이 1개 점포당 1천100여만원 수준에 그친다. 지난 2005년 발생한 서문시장 2지구 화재 당시 상인들이 추정한 1개 점포당 피해금액 5천700만원을 적용하면 총피해금액은 400억원에 달한다. 또 상인들은 판매 상품 피해를 호소하지만 보험액에는 건물 피해 보장액이 56억원을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상인 대부분은 개별 화재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속을 태우고 있다. 한국화재보험협회에 따르면 전통시장 점포의 화재보험 가입률은 22.1% 수준이다. 4지구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보험료는 비싸지만 보장금액은 1천만~3천만원 정도로 적어 상인들이 보험 가입을 꺼린다"면서 "4지구 상인 중 화재보험에 가입한 점포는 20~30%밖에 안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통시장 내 점포는 일반 상가에 비해 높은 보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보장 금액 1천만원을 기준으로 1년 보장 상품에 가입하면 보험료는 일반 상가가 5천700원 수준인데 반해 전통시장은 3만9천~6만4천원으로 높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전통시장 상인들의 화재보험 가입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 초 북구 팔달신시장 화재 이후 전통시장 상인이 화재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방법을 검토했지만 이에 동참하는 보험사가 한 곳도 없었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