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복지 사각지대 비추는 등대役…포항 남구 해도동 '맞춤형 복지팀'

주민 4,700여 가구 취약계층, 설립 1년 만에 10여 사업 정착, 후원 통장 만들어 지원도

포항 남구 해도동주민센터 맞춤형 복지팀 박현주(왼쪽) 주무관과 권성호 팀장.
포항 남구 해도동주민센터 맞춤형 복지팀 박현주(왼쪽) 주무관과 권성호 팀장.

'셀프-헬프' '해~도와도' '수리수리 집수리'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기부해도'.

생소하지만 재치 있게 느껴지는 이 문장들은 모두 포항 남구 해도동 '맞춤형 복지팀'이 복지 사각지대를 대상으로 시도하는 사업 이름이다. 맞춤형 복지팀은 지난해 초 정부 정책에 따라 각 시'군 지역에 속속 설치되고 있는데, 해도동 팀은 포항에선 네 번째로 지난해 1월 9일 생겼다. 이 복지팀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원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발굴해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

해도동은 1만여 가구가 거주하지만, 이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천700여 가구가 기초수급'장애인'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이다. 이런 곳에서 해도동 맞춤형 복지팀이 과연 1년 만에 성과를 냈을까?' 이들은 10여 개 사업을 안정화 단계에 정착시키는 성과를 냈다. 권성호 맞춤형 복지팀장은 "처음에 와서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부서는 생겼는데 진행할 사업이 없었고, 사업을 만들어도 추진할 돈이 없었다"고 했다. 이들이 하는 사업은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것이니, 정부 지원금을 받는 데도 한계가 분명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셀프-헬프' 사업이었다. 해도동 자체적으로 안전을 지키자는 이 사업에 경찰과 소방이 동참, 복지 사각지대 출동'긴급 상황 대처 등을 도와주기로 했다. 그다음 추진한 사업은 해도동의 '해도'와 도와달라는 방언인 '도와도'가 합쳐 탄생한 '해도와도'였다. 아무 혜택도 없이 도와달라고 하지 못하니, 포항종합사회복지관과 협약을 맺고 지역 후원 통장을 따로 만들었다. 혹시나 연말정산 기부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후원자가 늘지 않을까 해서 진행한 사업이었다. 예상은 들어맞았다. 후원자는 이달까지 50명을 넘어섰고, 현재까지 후원금 1천300여만원이 모였다.

이렇게 모인 후원금과 지역 '늘푸른 마음회' 등 봉사단체의 따뜻한 마음들은 복지 사각지대 곳곳에 빛이 되고 있다. 이달 16일에도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성조숙증, 치아 형성 불균형, 성장호르몬 부족 등 장애를 겪는 세 자녀를 돌봐야 하는 여성을 비롯해 세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다. 복지팀과 지역단체 10여 명은 경제적 지원을 통해 이들이 위기가정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지원에 들어갔다.

복지팀원인 박현주(40) 주무관은 "공무원이 된 지 2년이 안 돼 팀장을 따라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처럼 지치지 않고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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