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공항의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구시가 금호강변에 조성한 무료 임시주차장을 두고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높다. 공항에서 1㎞ 이상 떨어진 데다 주차장부터 도로까지 높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등 이용객 편의를 무시한 '전시행정'이라는 것이다.
지난 18일 오후 찾은 금호강변 개방형 다목적광장 주차장은 공항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도 한산했다. 드문드문 주차된 차량은 모두 합쳐 20대도 되지 않았다. 차에서 내린 공항 이용객들이 무거운 여행가방을 끌고 공항까지 가는 길을 검색했다. 이용객들은 10m 높이의 강변 둔치 계단을 올라선 뒤 차량 통행이 잦은 좁은 골목길까지 통과해야 공항까지 갈 수 있다. 이용객 강모(32) 씨는 "지도 앱으로 검색해 보니 1.2㎞에 20분이 걸린다고 나왔지만 초행길이어서 더 오래 걸릴 것 같다"며 "주차장이 부족해 이곳까지 왔는데 차라리 공항 근처에 불법 주차를 하는 게 나을 뻔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최근 아양교 인근 다목적광장을 공항 이용객을 위한 임시주차장으로 개방했다. 주차장 용도로 조성된 곳이 아니지만 200대 이상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8일 제2공영주차장 폐쇄로 인해 극심한 주차난을 겪었을 때에도 이곳을 임시주차장으로 안내했다.
그러나 접근성이 워낙 좋지 않아 '있으나 마나'라는 게 이용객들의 얘기다. 공항까지 1㎞가 넘는 거리를 무거운 여행가방을 갖고 오가야 하고, 공항까지 가는 길도 좁고 차량 통행이 잦아 위험하기 때문이다. 높은 강변 둔치 계단을 피해 돌아가려면 이동거리가 2㎞ 이상으로 늘어 30분 이상 걸어야 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구시는 이곳을 주차장으로 계속 활용할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장 실사 결과, 빠른 걸음이면 10~15분 정도면 공항에 도착해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주차장 용도로 강변 점용허가를 낼 수 없어 주차장 사용도 가능한 '개방형 다목적광장'으로 조성했다. 이 때문에 적극적인 홍보를 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임시주차장이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공항 주변 불법 주차 단속 건수가 지난해 4천334건을 기록하는 등 공항 주변 혼잡은 여전하다. 공항을 자주 이용한다는 시민 류모(27) 씨는 "주차장 부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여기에 넓은 주차장이 있다고 둘러대지만 불편해서 잘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은 감추기만 한다"면서 "시민들의 불만을 눈가림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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