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싱가프로 담판 나선 미국과 북한, 과감한 교환 프로젝트 결단 하나?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라는 초대형 맞교환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12일 오전 벌어질 북미 정상의 역사적 합의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통 큰 합의'가 이루어질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랜 비즈니스 생활을 통해 거래에 관한 한 최고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파격적 외교 행보를 보여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담판에 나선 만큼, 통 큰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북미 정상은 완전한 북한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 보장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이번 합의에 반드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도 명시된 CVID에 대해 '패전국에나 적용하는 방식'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양국 정상 간 합의 성과물이 담기는 공동선언이 만약 나온다면 CVID라는 단어가 최종적으로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핵폐기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강한터라 일단 ▷영변 핵시설 사찰단 1∼2개월 내 복귀 ▷핵탄두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기 반출·폐기 ▷미신고 핵시설 공개 등의 핵폐기 보따리를 풀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도 ▷종전 선언 및 대북 불가침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대북 제재 단계별 해제 ▷평화협정 체결 및 국교 수립 등 북한에 대한 다양한 보상책을 이번 정상회담장에 갖고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두 정상은 이른바 '싱가포르 공동선언' 같은 외교 성과물 도출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의 만남이 성사된 것만 봐도 이 부분에 대한 사전 조율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싱가포르 리츠칼튼 호텔에서 최종 조율에 나섰다.

양측은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합의문에 담을지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최종 결단할 핵심 쟁점을 제외한 대부분 합의 내용의 초안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 논의 기본 방침이 담긴 '싱가포르 선언'이 도출된다면 향후 비핵화 일정표가 최대 관심사가 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이뤄졌다가 무위로 돌아간 북한 비핵화 협상이 또다시 실패하지 않으려면 단계별 비핵화 프로세스가 구체적으로 잡혀야하는 것이다.

존 울프스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비확산담당 선임국장은 10일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비핵화 목표가 현실적인 기간 내에 달성될 수 있도록 비핵화 조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공동성명이 이번 회담에서 채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동성명 내용에 따라 양측이 동시에 조치를 이행하도록 협상을 계속하고, 이후 6개월 또는 1년 이내에 두 정상이 다시 만나 결과물을 성문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처음 만난 북미 정상이 향후 워싱턴, 평양 등지에서 잇따라 회담을 이어가는 방안을 합의할지도 큰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미일정상회담 후 백악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잘 추진된다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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