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우리 선조들의 삶의 터전에는 언제나 '장'이 있었다. 날마다 끼니를 해결하거나, 물품을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들 간에 거래를 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첨단과학의 발달과 정보혁명을 통해 사람들 간에 대면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 유통환경변화에도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모여 물건을 사고파는 '장'이 열리고 있다.
편리함을 찾아 움직이는 인간의 역사를 볼 때 아직까지 남아 있는 전통시장은 현대인과 어떻게 동행했고 또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두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삶의 터전엔 언제나 장이 서
시장이 우리 기록에 처음 나타난 것은 소지왕 12년(490년) 경주의 시장이다. 지증왕 10년(509년)에는 동시(東市), 효소왕 4년(695년)에는 서시(西市)와 남시(南市)를 설치하고 시전(市典)이라는 관청을 두고 관리했다.
고려시대 태조 왕건은 송도에 도읍을 정하면서 관영 시전을 설치하고 시전을 보호'감독하는 기관으로 경시서를 설치해 물가조절과 시장 감독을 담당하게 했다. 아울러 개경에는 시전 외에도 일정한 장소에서 열리는 노상시장도 있었는데, 오늘날에도 노점의 형태로 남아 있다.
조선시대에 접어들어 '향시'라는 시골장의 형태가 세워졌다. 향시는 처음에는 6~7일 간격으로 열리다가 점차 5일 간격으로 변화했다.
일제강점기에 와서는 동대문시장과 남대문시장 등의 민간 상권이 생겨나게 됐으며, 1926년 조선총독부는 전국 5일장 숫자를 1천356개로 집계했다.
이후 1980년대 들어 이농 등 농어촌 환경변화와 인구감소에 따라 5일장과 같은 정기시장의 수는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대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소상인들의 연합체 구조를 갖춘 상설시장이 점차 증가하게 됐다. 이들 정기시장과 상설시장을 묶어 최근에는 '전통시장'이라고 부른다. 전통시장은 전국에 1천450여개 있다.
시대의 변천과 유통환경 변화로 2000년대 들어 온라인 판매, 홈쇼핑 등 유통채널의 다양화,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업체의 성장과 더불어 소비자 구매행태의 변화 등으로 전통시장의 경쟁력은 급속히 약화돼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전통시장 현대화 박차
현재 경북도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는 203개소이다. 전통시장이 195개소, 상점가가 8개소이다. 유형별로 보면 인정'등록시장이 155개소(79.5%), 무등록시장이 40개소(20.5%)이다. 설립주체로 보면 공설시장이 93개소(47.7%), 사설시장이 102개소(52.3%)이다. 개설주기로 구분하면 상설시장이 122개소, 5일장이 73개소이다.
정부는 전통시장과 상점가 활성화를 위해 2005년 3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전통시장법)을 제정했다. 경북도는 2016년 5월 '경북도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시설 및 경영의 현대화와 시장 정비를 촉진해 지역상권의 활성화와 유통산업의 균형있는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경북도는 전통시장 시설의 현대화를 위해 시장 내 아케이드 설치, 상인회관 신축, 상인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장 설치 등 대규모시설 사업인 전통시장시설현대화에 나서 2002년부터 올해까지 포항 죽도시장 등 11개소에 3천10억원, 주차환경개선을 위한 주차장 조성사업 8개에 187억원을 투입했다. 도 자체사업인 클린5일장 육성 사업을 1999년부터 올해까지 실시해 소규모 시설개보수, 노후간판 정비, 화장실 개보수에 경주 중앙시장 등 302개소, 사업비 453억원을 투입했다.
송경창 경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장은 "하드웨어적인 사업으로는 인구감소와 노령인구 증가로 갈수록 침체돼 가는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다양한 소프트웨어적인 특성화시장 육성사업과 청년이 돌아오는 청년창업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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