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이 크지 않은 두 개 이상의 태풍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파급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기상 현상을 흔히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자연과학 용어는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위기가 확대되는 사회경제 현상을 언급할 때 더 자주 쓰인다. 기상 등 자연현상에서는 좀체 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용어는 1991년 10월 미국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거대 폭풍을 바탕으로 쓴 세바스천 융거의 소설 '퍼펙트 스톰'에서 비롯했다. 당시 2등급 허리케인 그레이스와 온대 저기압이 서로 작용해 강력한 폭풍이 만들어지면서 미국 동부지역에 큰 피해를 냈다.
퍼펙트 스톰과 비슷한 기상 현상으로 '후지와라 효과'를 꼽을 수 있다. 일본 기상학자 이름에서 따온 후지와라 효과는 두 개의 태풍이 가까이 붙을 경우 간섭하는 힘 때문에 진로나 세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두 태풍 간 거리가 1천㎞ 이내이면 기상이변이 커진다고 한다. 가까운 예로 2006년 7, 8, 9호 태풍 3개가 거의 동시에 발생해 후지와라 효과를 일으켰다.
흔히 허리케인 등 폭풍의 위력을 잴 때 '사피어-심슨' 등급을 쓴다. 1971년 도입한 체계로 최대 풍속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눈다. 최대 풍속이 시속 119~153kph이면 가장 낮은 1등급으로, 피해 정도로 보면 1999년 태풍 올가가 여기에 해당한다. 2010년 수도권에 강풍 피해를 입힌 곤파스가 3등급(178~209kph), 1987년 셀마와 2002년 루사, 2012년 볼라벤이 4등급(210~250kph)이다. 최고 강도인 5등급은 1959년 사라, 2003년 매미, 2010년 나비로 250kph를 넘었다.
많은 비바람을 몰고 느릿하게 움직이던 19호 태풍 솔릭이 오늘 한반도에 상륙했다. 23일 제주 일부 지역에서는 순간풍속이 초속 62m로 측정돼 기상청조차 관측 장비 오류를 의심할 정도로 위력이 엄청났다. 20호 태풍 시마론도 일본 오사카를 거쳐 동해 쪽으로 북진 중이다. 솔릭은 2012년 9월 '산바' 이후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이다. 큰 인명·재산 피해 없이 스치듯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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