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5거래일 연속 연중 최저점을 찍은 끝에 결국 22개월여만에 2000선 마저 무너졌다. 개미들이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로 투매에 나선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진 탓이다.
시장에는 공포심리가 확산되면서 1900선 마저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다음 지지선은 어디까지 내려앉을지, 2,000선은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닥 안 보이는 추락, 왜?
패닉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4천874억원, 3천041억원 가량 투매에 나섰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올 들어 두번째로 많은 매도물량이 나왔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이 30조원 넘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 변동성이 커진 탓에 변동성완화장치(VI)가 1천회 이상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VI 발동 횟수는 오후 5시 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 277건, 코스닥시장 802건 등 총 1천79건에 달했다.
이날 코스피 2000선 붕괴는 개미 투자자와 외국인이 동시에 '쌍끌이'를 한 셈이다.
개미들은 24일부터 29일까지 4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1조원 가량 순매도했다. 여기에다 외국인은 최근 8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보이는 등 10월에만 코스피에서 4조원 가량 순매도했다.
특히 이달 들어 코스피의 하락세는 기록적이다. 10월에만 약 15% 추락해 시가총액이 200조원 넘게 증발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국내 경기 하락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내년 경기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추가하락에 대한 공포가 개미들의 심리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댜.
이날 금융당국은 증권유관기관 중심으로 5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증시 부양에 나서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2000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는 삼성전자(0.98%), LG화학(3.55%), SK텔레콤(0.36%), KB금융(1.18%), 신한지주(1.72%) 등이 올랐다.
반면 SK하이닉스(-0.30%), 셀트리온(-4.39%), 삼성바이오로직스(-2.55%), POSCO(-1.32%), 현대차(-1.85%) 등은 내렸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0.19%)를 제외하고는 모두 내렸으며 특히 비금속광물(-5.36%), 섬유·의복(-5.11%), 기계(-4.72%), 종이·목재(-4.71%) 등의 낙폭이 컸다.
내린 종목은 813개에 달했고 오른 종목은 67개에 그쳤다. 18개 종목이 보합 마감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외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 우위를 보여 1천963억원의 순매수로 집계됐다.
유가증권 시장의 거래량은 4억2천만주, 거래대금은 6조1천억원 수준이었다.
◆1900선은 안전할까
문제는 시장에서 공포심리가 확산되면서 '이제 1900선은 안전할까'라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코스피가 극도로 저평가된 상태이기 때문에 반등의 여지가 있고,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1900~1950선 정도에서 내림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용융자 물량이나 개인 투자자 투매가 진정될 때까지 코스피가 계속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우려가 여전한 데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불확실성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증시에 묶여 있는 대출금 30조원이 반대매매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 중 하나다. 증권사는 주식 가치가 투자자가 빌린 돈의 원금보다 떨어질 위험이 있으면 해당 주식을 임의로 팔아 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에 '반대매매 공포'가 추가 하락을 부추길 또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반대매매는 최근 하루 평균 95억원으로 지난달 보다 2배 가량 늘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에서 섣부른 예상은 어렵다. 11월에는 미국 중간선거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정치 이벤트가 있다"며 "이는 증시 변동성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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