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바이오 거래중지 주식시장 등 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장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의 중과실로 매매거래가 정지된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의 중과실로 매매거래가 정지된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가 14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권선물위)에 의해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인정되면서 유가증권시장 내 주식거래가 중지됐다. 앞으로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심사가 남아 있지만, 주식시장 등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해졌다. 거래중지만으로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얼어붙을 수 있고, 상장폐지가 확정될 경우 수조 원의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게 돼 경제 전반에 혼란이 불거질 우려가 있다.

◆상장폐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

삼성바이오는 이날 분식회계 판정으로 주식거래가 중단됐다. 앞으로 상장폐지 여부가 관건이다. 한국거래소는 15~30일간 삼성바이오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인지 검토하게 된다. 이후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20일 이내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7일 이내 상장폐지 또는 개선시간 부여를 결정한다.

상장폐지가 되면 그 여파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의 시가총액은 22조1천여억원이다. 코스피에서 시가총액순위가 6위에 이른다. 외국인 보유비율은 9%로 낮은 편이어서, 특히 8만여 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클 전망이다.

권세호 공인회계사 겸 경제평론가는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사업(CMO)이라는 특성상 신뢰가 중요한데 분식회계 판정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됐다"며 "앞으로 상장폐지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지켜봐야 한다. 최악의 경우 수조 원의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장폐지 가능성이 작다는 예상도 나온다. 2009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도입된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퇴출당한 상장사는 3곳으로, 횡령과 배임 때문이었고 회계 문제로 퇴출당한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5조원의 분식회계로 제재를 받은 대우조선해양도 1년 3개월간 거래가 정지됐지만 상장폐지는 되지 않았다.

◆거래중지로도 주식과 산업에 악영향

무엇보다 현재 거래중지만으로도 적지 않은 여파가 예상된다. 당장 투자금이 묶여 거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시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 실제 최근 셀트리온 등 바이오업계 주가가 동반 하락할 만큼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증권선물위가 2011년 설립 때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김태한 대표이사의 해임을 권고한 것도 악재이다.

또 신산업 투자가 얼어붙을 우려도 있다. 삼성은 지난 8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하면서 바이오와 인공지능, 차량용 전장, 5세대 통신 등 4대 미래 사업 분야에 향후 3년간 25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번 분식회계 판정으로 이 같은 신산업 투자가 주춤하게 되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상장폐지가 아니라 대우조선해양처럼 개선기간을 부여받으면 거래정지가 길어질 수 있다. 기업심사위원회가 부여할 수 있는 개선기간은 최대 1년이고, 이후 다시 상장적격성 심사를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주식 투자자들의 돈을 묶이게 된다.

장형덕 NH투자증권 WM센터 대리는 "이날 결정으로 일부 불확실성이 사라진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문제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바이오의 여파로 관련된 삼성물산으로 금융당국 조사가 확대될 우려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나아가 삼성그룹 전체의 악재로 확산돼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른 시일 안에 거래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실질심사의 판단기준은 재무 안정성이었다.

한국항공우주와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재무가 우량하다고 평가받아 실질심사 대상이 되지 않고 거래가 재개됐다. 삼성바이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해외 진출에 나서는 등 재무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94.62%로 안정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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