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박해를 피해 19세기 초에 형성된 신앙유적지 구룡공소(청도군 운문면 정상리)가 복원 준공식을 갖고 천주교 신앙유적지로 선포됐다.
천주교대구대교구와 경산 용성성당은 17일 '구룡공소 신앙유적지 축복식'을 갖고 200여 년을 이어온 공소 역사와 부속건물의 보존가치를 인정해 성지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날 축복식에는 대구대교구 조환길 대주교와 경산, 청도 지역 본당 사제, 신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최대진 경산부시장, 박성도 청도부군수와 주민들도 함께해 유서 깊은 유적지 개발에 힘을 보탤 것을 다짐했다.
구룡공소는 운문면 구룡산(해발 675m) 정상에 위치해 청도·경산·영천·경주가 접해있고 경상도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모인 교우촌이다.
이곳 신자들은 깊은 산속에서 조선 후기 박해와 일제강점기, 6·25 전쟁 등 격변기에도 공소를 유지하고 신앙생활을 이어갔다. 특히 이곳은 대구경북의 첫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신앙생활을 했던 숨겨진 장소로 알려져 왔다.
구룡공소 성역화는 지난 2015년 5월 용성성당에서 성역화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관련 역사자료를 대구대교구에 제출하며 시작됐다. 추진위 활동 인가와 설계에 이어 올해 4월 기공식을 갖고 지난달 준공검사를 마쳤다. 이로써 구룡공소는 공소, 사제관(유물관), 피정의 집을 갖추고 일반에 공개된다.
이날 축복식은 미사와 경과보고, 용성성당 사물놀이 축하공연 등이 펼쳐졌다. 이 자리에서 구룡공소 선조들의 후손들로 경산 무학중·고 설립자인 이임춘(펠릭스) 신부 등 8명의 사제와 4명의 수녀가 탄생했다는 기록이 알려지자 참석자들의 큰 박수가 나왔다.
대구대교구 조환길 대주교는 이날 강론에서 "구룡공소는 박해를 받던 옛 선조들의 믿음과 열정을 배우는 유서 깊은 순례지다. 다음 세대들에게 산 교육장 역할을 하도록 유지하고 이어나가는 데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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