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견제와 감시 체계 허술로 방만 경영 드러난 엑스코

엑스코는 최근 대구시 감사에서 방만경영을 지적받았다. 내
엑스코는 최근 대구시 감사에서 방만경영을 지적받았다. 내'외부 견제와 감시가 소홀한 점이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최근 대구시의 감사로 엑스코의 방만 경영이 드러났다. 이는 경영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한이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에 지나치게 집중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경영진은 "책임 경영을 위한 권한 확보"라고 반박했다.

◆견제와 감시가 허술한 엑스코

대구시는 지난달 27일 엑스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해외 출장 활동비와 업무추진비 부당지급, 식비 이중지급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시의 지방공무원 여비조례를 무시하고 김상욱 사장에게 해외 출장 활동비를 지급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동안 엑스코 내·외부의 견제와 감시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사회의 견제기능에 미흡했다는 것이다.

12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사장 등 경영진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외부인사(사외이사, 감사)이다. 대구시와 경북도에서 당연직으로 1명씩 참석하고, 이외에는 지역 기업 대표들이 사외이사를 맡았다. 1년에 서너 차례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하는 사외이사들이 세부적인 경영감시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이사회 의장을 엑스코 사장이 겸하고 있다. 예산 승인과 임원추천, 규정 개정 등의 권한을 지닌 이사회의 각종 안건에 대해 사장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체 감사가 있지만, 비상근이어서 역할이 미비했다. 일주일에 한 두 차례 방문하는 수준이어서 상시로 경영 전반을 감사하기가 어렵다.

박상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엑스코지부장은 "이사회와 비상근 감사의 견제기능이 허술한 상황에서 사장이 이사회 의장까지 맡은 탓에 방만 경영을 막을 수 없었다"며 "일부 경영진에 집중된 권한으로 인해 실무 책임자의 역할이 축소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영진 권한집중이 낳은 문제

엑스코의 방만 경영의 원인으로 지나친 권한집중이 지적되고 있다.

김상욱 엑스코 사장은 2016년 10월 취임한 뒤 같은 해 12월 '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규정과 요령 개정 등의 권한을 경영진에 집중했고, 이후 각종 규정을 개정함으로써 방만 경영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경영위원회는 사장과 2명의 본부장 등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경영위원회는 본부장과 팀장 등으로 구성된 기존의 규정심의위원회의 일부 권한을 가져왔다. 특히 이번 시 감사에서 문제가 된 해외 출장 활동비의 근거 규정인 '여비지급요령'을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을 옮겨왔다.

실제 엑스코 경영진은 2017년 3월 해외여비 지급기준을 바꾸는 내용의 여비지급요령 개정을 했다. 이에 따르면 직급별로 정해져 있던 해외 숙박비를 실비로 바꿔 한도를 없앴다. 해외 출장 활동비 한도액도 사장의 경우 기존 1천달러에서 2천달러로 늘렸다. 또 이 활동비를 사용할 때 '법인카드 사용을 위주로 하고 필요할 때 30% 내에서 현금을 지급하라'는 조항도 삭제했다.

사장이 인사위원장을 맡은 점도 내부 견제가 어려운 요인이다. 직원 인사나 징계를 결정하는 인사위원회에 사장이 위원장으로 참석하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내부 견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엑스코 측은 책임 경영을 위한 권한을 확보하고자 경영위원회가 필요하고, 영업하는 주식회사라는 업무특성 때문에 활동비 등의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엑스코 경영진 관계자는 "최고 결정 기구인 이사회가 사업과 예산 등을 평가하고 이를 대구시 등 공공기관이 감사하기 때문에 현재 비상근 감사로도 견제에 문제가 없다"며 "팀장급들이 인사위원회와 규정심의위원회 등에 참여하면 직원들에게 유리한 경영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