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연구개발에서 사업화, 해외 진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클러스터 안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복합단지다. 한국환경공단(이하 환경공단)은 2023년까지 단계별 운영을 통해 최적의 운영 방안을 만들어 물산업클러스터를 안착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관련 기업 유치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고, 관련 전문기관과 협업 방안이 모호한 점 등은 문제로 꼽힌다. 또한 환경공단이 상수 및 정수 관련 분야 경험이 부족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부족한 상수 분야 경험…전문기관 협업도 아직 모호
가장 큰 문제는 관련 기업 유치다. 국내 물 관련 기업은 1만2천여 곳에 달하지만 건설과 시공업, 제조업 등에 치중돼 있다. 환경부가 발간한 2017 물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내 물산업 사업체 수는 1만2천85곳으로 제조업과 건설 및 시공업이 77.7%나 된다. 특히 10인 미만 사업장이 8천694곳으로 71.9%나 될 정도로 영세기업이 대부분이다.
대구시는 물 관련 기업 24곳과 입주 계약을 맺었고 현재 3곳이 입주까지 끝냈다. 환경공단은 클러스터시설에 R&D 기업 129곳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미 계약을 맺은 업체들도 물기술인증원 유치 여부를 지켜보며 관망하는 상황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술력이 높고 파급 효과가 큰 기업 위주로 유치해 클러스터 전체의 상승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공단이 상수 및 정수 분야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세계 물시장의 경우 상수 시장은 53%, 하·폐수는 47%로 상수시장 규모가 크다. 그러나 환경공단은 물의 보전과 복원, 배분과 재해대응을 위한 규제와 감시 업무에 치중돼 있다. 물산업클러스터 운영준비단 최석준 팀장은 "상수도 운영 경험은 부족하지만 환경부 수도정비기본계획의 기술 검토를 꾸준히 하는 등 관련 정책 분야는 충분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산업 육성을 위한 전문기관 협업 체계 구축도 쉽지 않은 과제다. 환경공단은 정수 분야는 한국수자원공사, 연구개발 분야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전문인력 양성은 한국상하수도협회 등과 협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 본사는 대전에 있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물산업협의회는 서울에 있다. 환경공단 본사는 인천이다.
특히 한국물기술인증원 유치는 클러스터의 성패가 달린 문제다. 연구개발과 사업화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려면 인·검증을 해줄 물기술인증원의 존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권 시장은 "물기술인증원이 물산업클러스터가 아닌 다른 곳으로 들어간다면 물산업클러스터를 반납할 것"이라며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했다.
◆기업 유치 집중…스타기업 발굴 육성 모색
환경공단은 올해 입주기업 유치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물산업클러스터가 활성화되려면 관련 기업 유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집적단지 입주기업 유치는 대구시가 맡고 있고, 클러스터 시설 입주기업은 환경공단이 집중하는 상황이다.
환경공단은 매 분기마다 기업유치 설명회를 여는 한편 경영, 세무, 회계, 법률 분야를 망라한 기업유치 컨설팅단을 구성해 입주기업에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집적단지 입주 기업에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총 투자금액의 50% 이내, 설비 투자금액의 14% 이내에서 재정지원을 하고 취득세·재산세를 75%씩 감면해준다.
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해 스타기업도 발굴한다.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유치, 과감하게 지원해 성공 본보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음달까지 사업화와 해외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실증자문단 평가를 거쳐 스타기업으로 선정하고, 수의계약 등을 통해 기술 사업화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물 분야의 인적 네트워크인 물융합연구포럼을 활용해 중점기술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환경부의 '상하수도 혁신기술개발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해외 전문기관과 기술협력 체계도 구축한다. 싱가포르, 미국,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 물 관련 선진국의 전문기관과 기술협력 협약을 맺고 시장선점 효과가 높은 기술에 대한 공동연구도 추진한다. 취업 연계 교육과 현장기반 교육 등으로 물기업의 인력 수요에 맞는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국가물산업클러스터 해외협력단을 구성해 해외전시회 참여 및 해외진출도 지원할 방침이다.
환경공단은 대구시 및 전문기관 등과의 협업체계 구축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환경공단 기술자문위원 963명, 대구시 기업애로119자문관 118명을 활용해 기업지원 솔루션 컨설팅단을 운영한다. 또한 이미 구성돼 있는 물산업클러스터 집적단지 입주기업협의회에 클러스터 입주기업을 편입하고 기업 지원 창구를 대구시와 일원화해 상승효과를 내기로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