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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의 시사로 읽는 한자]衆口難調(중구난조): 누구의 입맛에 맞춰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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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계명대 한문교육과
이춘희 계명대 한문교육과

여러 사람의 입맛(衆口)을 다 맞추기는 어렵다(難調)는 말이다. 중국 선현들의 금언을 뽑아 엮은 '명심보감'(明心寶鑑)의 성심(省心) 편에 나온다. 불교서적 '오등회원'(五燈會元)의 이야기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고루 적셔주는데, 나무들은 왜 가지런하게 자라지 않습니까?" 하고 묻자 스님이 "양고기 국이 아무리 맛있어도 먹는 사람의 입에 다 맞추기는 어렵다"(羊羹雖美, 衆口難調 양갱수미 중구난조)고 한 구절에서 유래했다. 사람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 어렵다는 중구난방(衆口難防)의 의미로도 쓰인다.

주(周)나라 여왕(勵王)은 정사를 비방하는 자를 찾아 죽이는 폭군이었다. 소공(召公)이 이를 간(諫)하자 여왕은 무당까지 불러다 감시했다.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만나면 눈인사만 했다. 여왕은 소공에게 "나를 비방하는 자가 한 사람도 없지 않소" 하자, 소공은 "백성의 입은 둑으로 물을 막기보다 어렵습니다(防民之口 甚於防川). 물이 막히면 언젠가 둑을 무너뜨릴 것이고, 많은 사람이 상하게 됩니다. 제방을 쌓아도 물이 흘러내리도록 해야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말을 하게 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여왕은 소공의 충언을 따르지 않았다. 3년도 지나지 않아 백성들은 난을 일으켰고 여왕은 도망하여 평생 갇혀 살았다. 백성의 소리 즉 민의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교훈이다.

영조는 당쟁 완화와 왕권 신장을 위해 불편부당의 탕평책을 내놓았다. 비망기(備忘記: 왕명을 전하는 문서)를 내리면서 "화창한 때에 생물들은 모두 즐길 줄 아는데 우리 백성들만 유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탄하며 신하들을 독려했다. 정치는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중도로 중구난방이다. 서로 견해가 같지 않으니 중구난조의 형국이다. 견인견지(見仁見智)해야 바른 정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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