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교안 찬양' 일부 유림 발언에 안동 유림 속앓이… "일부 유림 발언 전체로 해석해 비방 말아야"

행사 당일 유림들, '유림간담회'라는 말에 참석

지난 13일 안동에서 열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지역 유림 간담회 모습. 이날 지역 유림보다 당원과 지지자들이 더 많이 참석했다. 김영진 기자
지난 13일 안동에서 열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지역 유림 간담회 모습. 이날 지역 유림보다 당원과 지지자들이 더 많이 참석했다. 김영진 기자

안동 유림이 열흘이 넘도록 속앓이 중이다. 일부 유림의 '정치적' 돌출 발언으로 안동 유림 전체가 비난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민생·투쟁 대장정'의 하나로 안동을 방문해 안동을 중심으로 한 경북 북부지역 유림단체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유림 대표가 황 대표에게 "보수가 궤멸해가는 시기에 우리 희망의 등불이오, 국난 극복을 해결해 줄 구세주"라고 표현했다. 또 다른 유림 대표는 "100년마다 한 명의 인물이 나는데 건국 100년 만에 나타난 것이 황교안 대표"라며 추켜세웠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안동 유림 전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연일 뜨겁다.

지역대학의 한 교수는 SNS를 통해 "선비의 비판 정신은 내팽개치고 권력에 아부하느라 안동 유림의 존재를 한층 남루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한 안동시민은 21일 안동 문화의거리 광장에서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는 피켓을 들고 논란 발언을 한 유림 대표들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안동 유림에 대한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비방이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안동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유인식 선생 등 '혁신 유림'의 명맥이 아직 끊기지 않았다"며 일부 유림의 발언으로 전체를 호도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황 대표가 방문한 당일 대다수 유림은 중도를 지켰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정치색을 띄지 않았다는 게 참석자들의 하소연이다.

이날 안승관 성균관유도회 경북본부 회장은 황 대표에게 "국민 경제가 어려운데 정부와 당파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화합도 필요하다. 진정 국민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유림 상당수는 정치와는 아무 상관 없이 '유림간담회'라는 이야기를 듣고 바쁜 시간을 내서 참석했는데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지역 한 유림단체 관계자는 "대부분 유림간담회라고 해서 정파를 떠나 참석했는데 자유한국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참석해 구호를 외치면서 분위기가 부흥회처럼 비쳤을 뿐"이라며 "유림 대표로 인사말을 했던 분들의 표현과 말을 전체적인 안동 유림의 의견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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