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년 사이 2배 성장" 생수 시장 물 만났네

정수기보다 생수 소비 유리한 1인가구 증가에 편리한 배송 서비스 더해져
깨끗하고 몸에 좋아,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 노리는 기업들도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온라인 쇼핑과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생수 시장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의 지난해 생수 매출은 3년 전인 2015년보다 55% 늘었다. 올 1분기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1조2천542억원으로 전년보다 10% 가량 커졌다. 생수시장 규모가 2014년 6천4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앞다퉈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늘고,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 편리한 배송, 1인 가구 증가가 키웠다

생수 소비가 꾸준히 늘어난 데에는 편리한 온라인 구매와 1인 가구 증가 등이 이유로 꼽힌다. 온라인 구매와 배송서비스가 발달하면서 구매 빈도는 높지만 부피가 크고 무겁다는 생수 구매의 단점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구매는 고령층이나 여성들이 보다 손쉽게 생수를 구입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

1인 가구 증가도 생수 시장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홀로 정수기를 빌려 쓰는 것보다는 온라인으로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게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생수 소비가 늘면서 생수 업체도 온라인 판매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 삼다수를 유통하는 광동제약은 지난해 8월 제주삼다수를 스마트폰에서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전용 앱을 내놨다. 이 앱의 설치 고객은 6만명에 달한다.

롯데칠성 아이시스도 1인가구, 다인 가구, 유아가 있는 가구 등 유형별로 용량구성을 나눠 특정 일자에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정기배송 홈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배송 서비스에 강점을 가진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앞다퉈 PB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쿠팡은 2017년 PB 생수 제품 '탐사수'를 출시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티몬도 '236 미네랄워터'를 출시, 매월 23일마다 '236 데이'를 진행하며 무료배송 및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3천만병 이상의 누적 판매 수량을 기록했다.

수원지를 청정지역에 두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한 생수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 삼다수가 제주에 수원지를 두고 있고, 농심 백산수는 백두산 원시림보호구역 안에 수원지를 확보했다.

자회사 해태음료를 통해 평창수를 판매하는 LG생활건강은 지난 20일 울릉군과 합작법인 '울릉샘물'을 세우고 이르면 내년쯤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청정 화산섬에서 솟아오르는 용천수로 홍보 전략을 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해외서도 생수 인기, 수출품목 부상

해외 생수 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4년 3천247만 달러 수준이었던 중국의 생수 수입액은 2016년 5천195만 달러에 이르는 등 2년 만에 60%가 성장했다. 중국 중상산업연구원은 2016년 기준 연간 8조4천억원대 규모였던 중국의 생수 소매시장이 2020년에는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생수 선호현상은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던 북미나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강해지고 있다.

국제생수협회(IBWA)가 발표한 2017년 시장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인 당 연간 평균 159.3ℓ의 물을 마셨다. 이는 2007년의 109.7ℓ보다 45%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마케팅 리서치 기업인 '칸타월드패널'이 미국 내 음료 소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의 가정 내 음료 소비 중 생수가 차지한 비중이 48.5%에 달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식품 해외시장 맞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의 생수 매출액도 2014~2018년 사이 연평균 13.4% 성장세를 보였다. 탄산음료가 3%대의 성장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4배 이상 성장 속도가 빠른 셈이다.

인도네시아 생수 판매량은 2017년 기준 204억ℓ로 2조8천억원 규모였고,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34.9%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5년간 22.2%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보고서는 중산층이 증가함에 따라 깨끗하고 몸에 좋은 음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병입생수에 대한 선호도도 커지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도 생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한편,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등 몸집을 불리고 있다.

농심은 2015년 10월 2천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백산수 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백산수 생산 규모를 연간 140t으로 증설했다. 농심은 2025년까지 중국에서 백산수 매출을 5천억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오리온도 2016년 제주 용암 해수 사업권을 보유한 기업의 지분 60%를 인수하며 3만㎡ 규모의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올해 중으로 국내에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중국과 동남아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