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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터 추가 건립, 원전 운명 결정…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 임박

경북 경주 월성원전 부지에 자리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임시저장시설. 월성원자력본부 제공
경북 경주 월성원전 부지에 자리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임시저장시설. 월성원자력본부 제공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경북 경주에 있는 중수로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가 임박해지면서 원전 부지 내에 추가 임시저장시설인 맥스터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은 사용후핵연료 16만8천다발을 임시 저장할 수 있는 조밀건식저장모듈(맥스터) 7기를 내년 초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건설 예정 부지로 원전 내에 6천300㎡ 규모의 땅을 마련했다.

목표 시기까지 맥스터 추가 건립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전체 전력생산의 2%가량(대구·경북 25%)을 책임지고 있는 월성 2~4호기 가동은 중단된다.

◆사용후핵연료 현황

한수원은 맥스터 7기를 준공하는데 최소 19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기존 저장시설 포화가 예상되는 2021년 11월 이전에 공사를 마무리하려면 이르면 올 연말에는 착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기존 저장시설 포화율(2분기 기준)은 습식 83.13%, 건식 96%를 보이고 있다. 건식저장시설은 원통형 콘크리트 내부에 강철원통이 1개씩 담겨 있는 캐니스터와 직육면체형 콘크리트 모듈 내부에 강철원통이 40개씩 들어있는 맥스터로 구분된다. 사용후핵연료 16만2천다발을 담고 있는 300기 캐니스터는 2010년에 포화됐다.

고리 원전(고리 2~4호기·신고리 1~2호)과 한빛 원전(한빛 1~6호기), 한울 원전(한울 1~6호기·신한울 1~2호기) 등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율도 70~80%를 웃돌고 있다. 이들 경수로 원전 역시 2028년 기존 저장시설이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 어디까지 왔나

1983년부터 시작된 사용후핵연료 관리시설 부지 확보는 번번히 실패했다.

2005년 주민투표 방식을 적용해 원전에서 사용된 장갑, 작업복, 덧신 등 방사능 준위가 낮은 중저준위 방사성핵폐기물 처분시설(2015년 가동)을 경주에 지은 게 전부다.

고준위 방사성핵폐기물 저장시설 건립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1990년 안면도를 시작으로 1994년 굴업도, 2004년 부안 등이 주민 반발로 무산되면서 한수원은 급한대로 원전 내 보관하는 임시저장시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수원이 오랜 시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맥스터에 대해 홍보하면서 요즘은 주민들이 경제성과 안전성에 대한 이해를 많이 하고 있는 상태다. 원전 주변 지역민들이 맥스터 추가건립에 공감하는 것이 그 일례다.

하지만 탈핵시민행동 등 여러 반핵단체는 맥스터 추가건립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맥스터 추가건립이 이뤄진다면 발전소 가동은 핵폐기물 배출과 상관없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맥스터 추가건립으로 핵폐기물이 대책없이 쌓인다면 결국 그 위험에 대한 비용은 그대로 지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게 이들이 주장이다.

반핵단체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수로 원자로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보다 더 많은 양이 월성 2~4호기 중수로에서 나온다"며 "맥스터 추가건립에 앞서 월성 2~4호기 운영에 따른 철저한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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