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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강의 생각의 숲] 도시재생의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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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권미강
작가 권미강

'낡거나 버리게 된 물건을 가공해 다시 쓸 수 있게 만든다'는 뜻의 '재생'(再生)이 도시와 나란히 붙어 회자된 지도 꽤 됐다.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모이면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 되는 '도시'와 '재생'은 이제 한 단어처럼 익숙해졌다. 도시도 사람과 같아서 세월이 갈수록 늙어가기 때문이다. 처음엔 최신식 건물이 들어서고 도로가 생기고 자동차와 다양한 가게들이 생겼던 도시가 어느새 세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쇠락의 길을 걷는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민들을 중심에 두고 문화예술의 옷을 입혀야 도시를 살릴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며 예술가를 입주시키고 마을 벽화를 그리고 다양한 행사와 마을 축제를 열며 낡은 도시를 심폐소생하려고 시도했다. 어느 정도 주목을 받고 도시가 활기를 띠기도 했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발목이 잡혔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그 아픈 예가 김광석거리다. 몇몇 예술가들의 열정으로 시작된 방천시장 김광석거리가 이제는 자본의 냄새만 풍기는 골목으로 변했다. 김광석의 가치는 낡은 벽화와 카페, 고깃집 연기 아래에서 겨우 허우적댄다. 김광석의 노래와 추억은 낭만이라는 포장에 싸여 이곳을 찾는 연인원 방문객 수를 부풀리는 데 이용될 뿐이다.

독일의 베를린은 분단에서 통일로 세상의 이목을 집중 받은 도시다. 통일 후 충분히 빌딩 숲의 화려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베를린은 2차 세계대전의 과오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건물은 고도를 제한하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시민들이 활용하고 싶은 공간이 곳곳에 있다. 전쟁 당시 나치에 의해 끌려간 사람들의 이름과 날짜를 적어 놓은 동판이 있고, 사람들은 전쟁의 기억을 지우지 않고 반성하고 추모한다. 어떤 형용사도 없이 담백하게 쓰인 기록 앞에서 사람들은 전쟁이 아닌 평화로운 공동체적 삶을 체득한다. 베를린에서 도시재생의 중심은 '인간 존엄'이다. 도시재생이 필연이 된 지금, 깊이 고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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