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엑스원 팬들은 이래저래 서럽다

투표 조작 논란에 활동도 못 하고 상도 못 받고…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멜론뮤직어워드 2019 이매진 바이 기아'(MMA 2019 Imagine by Kia)에서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룹 엑스원(X1)이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그룹 엑스원(X1)이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첫 번째 미니앨범 '비상 : 퀀텀 리프(비상:QUANTUM LEAP)' 발매 데뷔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중음악 관련 시상식은 각 계절에 고루 퍼져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멜론뮤직어워드와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 서울가요대상, 가온차트 뮤직어워드 등이 몰려있는 겨울이 명실상부한 시상식 시즌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중 멜론뮤직어워드 결과로 인해 아이돌 팬들끼리 싸움이 붙었다.

문제의 발단은 남자 신인상이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엑스원(X1)이 맞붙은 가운데 신인상은 TXT에게 돌아갔다. 그러자 SNS, 특히 트위터에서는 TXT의 팬덤 '모아'와 X1의 팬덤 '원잇'이 신인상 결과를 두고 공방이 붙어버린 것이다. 원잇은 "X1이 신인 최초로 앨범 초동 판매 50만장 이상 기록했고, 음악방송 1위도 여러번 했는데 신인상 못 받을 이유가 무엇이냐"라며 "TXT는 솔직히 선배 그룹인 방탄소년단 후광 때문에 상 받은 것 아니냐"라고 주장한다. 이에 모아는 "X1이 신인상 못 받는 건 결국 프로듀스101 시리즈 투표 조작 문제가 터져서 그런 것 아니냐"라며 "이런 마당에 TXT가 신인상을 받은게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맞받아친다. 원잇들은 X1이 TXT보다 인기가 더 많았다는 근거를 계속 들고와 '신인상이 조작됐다'며 공격하고 모아는 '어차피 조작듀스 출신'이라며 방어하는 광경이 트위터를 통해 벌어지고 있다.

사실 주최측의 입장이라면 아무리 노래도 좋고 인기가 많았다 치더라도 조작 논란이 있는 X1에게 신인상을 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 전 시즌 조작이었다면 I.O.I(아이오아이)나 워너원, 아이즈원에게 신인상을 준 것은 뭐냐고 따질 원잇이 있을텐데, 그건 조작 여부가 밝혀지기 전이니까 소급적용을 할 수 없다. 어쨌든 주최측은 이래저래 따져봐도 TXT에게 상을 주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한 선택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설령 X1 멤버들이 조작에 가담한 게 아니라고 할지라도 X1 자체가 조작으로 탄생한 아이돌 그룹이라면 신인상을 주기에는 꺼림칙한게 사실이다.

안타까운 건 '신인상을 조작 논란에 강탈당했다'고 여기는 원잇들의 처지다. 안그래도 지금 X1이 프로듀스101 투표 조작 논란으로 어떠한 활동도 하지 못하고 있어 얼굴도 무대도 볼 수 없는 상황인데 올해의 평가 조차도 조작 논란에 다 묻혀버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화살을 TXT가 받는 건 뭔가 이상하다. X1이 본 피해는 결국 CJ와 엠넷(Mnet)이 벌인 대국민 사기극 때문인거지 TXT 때문은 아니기 때문이다. 마치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이런 모습은 X1에게도 원잇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억울하고 서럽겠지만, 그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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